프리미엄 스마트폰 100만 원 시대가 도래하면서 단말기 제조원가에 대한 소비자들의 원성도 높아지고 있다.
단말기 제조원가에 비해 판매가격이 너무 높아 제조사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지만, 제조사들은 억울함을 호소한다.
이 같은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새 정부에서 단말기원가공개를 추진방침을 밝히기도 했지만 이조차 실현될 가능성이 낮아 단말기가격을 둘러썬 논란을 지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제조원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출고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경우 '갤럭시S2'가 219달러(24만 원, 출고가 84만7천 원), '갤럭시S4'가 239달러(27만 원, 출고가 89만9천 원) '갤럭시S7'이 256달러(28만 원, 출고가 83만6천 원), '갤럭시S8'가 307달러(34만 원, 출고가 93만5천 원)였다.
최근에는 아이폰X 가격 1천149달러(130만 원) 중 원가는 412.75달러(약 47만 원)라는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iChunt에서 애플 아이폰X에 사용된 부품들의 원가를 추정해서 도출한 결과다.

이같은 제조원가를 두고 일부 소비자들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제조원가가 30만 원대에 불과한데 100만 원에 판매하면 무려 3배 가격", "기본적으로 물건이나 음식을 팔 때 가격대비 원가가 50% 이하이므로 30만 원 제조원가의 스마트폰 판매가격은 70~80만 원이 적정하다"는 등의 내용들이다.
삼성전자 등 제조사들은 이러한 주장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가격이 단순히 부품가격의 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며 "막대한 마케팅과 개발비용, 인건비 등 모든 것을 포함한 제조원가를 고려하면 현재의 가격수준이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조사기관들이 공개한 제조원가에는 개발, 유통, 홍보, 인건비 등 다른 제반비용은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조원가란 제품의 제조에 소요된 공장 원가를 말하며 공장의 재료, 노무(勞務), 공장 경비(經費)의 합계를 뜻한다. 따라서 조사기관이 공개한 제조원가는 사실상 '부품 원가'에 가깝다.
인건비, 개발비, 장비들의 감가상각비, 특허비용, 운임비용, 마케팅 및 홍보비용 등이 포함된 제조원가는 80만 원 이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100만 원 짜리 갤럭시 제품의 제조원가는 이익률을 10~15% 가정시 30만 원대가 아니라 80만 원대"라며 "이동통신사에 판매시 들어가는 할인과 지속되는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비용까지 고려하면 마진은 더욱 축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 IM사업부의 올해 영업이익률은 이같은 추정을 뒷받침한다.
증권가에서는 IM사업부가 올해 1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사업 영업이익률이 40%를 넘는 것과 대조되며, 폭리를 취한다는 일부 주장과 대립하는 기록이다.
LG전자 MC사업부는 지난해 2분기 1천300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올렸다. 스마트폰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대규모 마케팅비용이 집행되면서 제조원가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제조업체의 하소연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제조원가가 속시원하게 공개되지 않는한, 이 같은 논란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 정권은 올 5월 가계통신비 절감 차원에서 스마트폰 제조원가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확정되지는 않았다. 이를 두고도 공개해야 한다와 공개하면 안된다는 입장으로 찬반이 갈린 바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