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0대 기업들이 ‘김영란법' 시행 이후에 접대비를 15% 이상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6% 증가했음에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인해 조사대상 기업 4곳 가운데 1개꼴로 접대비를 줄였다.
특히 유한양행은 접대비를 81%나 줄였고, 엔씨소프트와 대웅제약도 70% 이상 감소했다.
27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접대비를 분리 공시한 139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 상반기 접대비 규모는 97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김영란법 시행 이전인 작년 상반기에 비해 15.1%(173억 원) 감소한 금액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6.3% 증가했다.

이어 하림(69.3%, 2억8500만 원), 한신공영(63.9%, 4억5400만 원), LIG넥스원(63.2%, 5억3100만 원), 신세계인터내셔날(62.7%, 8900만 원), KTcs(62.0%, 3100만 원), 한양(60.6%, 3억6800만 원)이 60% 이상 줄였다.
금호산업(59.1%, 3억3900만 원), 롯데쇼핑(57.2%, 8억8700만 원), GS홈쇼핑(52.6%, 2억3600만 원), 대유에이텍(51.8%, 1억200만 원), 네이버(51.1%, 7억2800만 원)도 접대비 지출을 절반 이상 줄여 감소폭이 큰 기업에 속했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접대비를 늘린 기업은 139개사 중 37개사(26.6%)에 불과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접대비가 7200만 원으로 1년 새 94.6%(3500만 원)나 증가했고 롯데케미칼(67.7%, 1억3400만 원), 서희건설(49.3%, 6억 원), 다우기술(46.4%, 2600만 원)도 크게 늘렸다.

그다음은 조선‧기계‧설비(38.4%), 서비스(29.9%), 유통(25.1%), 자동차‧부품(20.3%), 석유화학(15.7%), 생활용품(12.3%), 에너지(11.4%), 건설 및 건자재(10.3%), 철강(8.3%), 증권(8.0%)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접대비가 증가한 업종은 18개 업종 중 IT전기전자(11.7%), 상사(11.0%), 여신금융(3.6%) 등 3개 업종에 그쳤다.
접대비 내역은 의무공시 사항이 아니어서 상당수 기업은 따로 공시하지 않았다. 매출 10대 기업 중에서도 기아자동차, 현대중공업, 현대모비스 등 3개사는 접대비 항목을 공시했지만, 삼성전자를 비롯 현대자동차, 한국전력, LG전자, 포스코, SK이노베이션, 삼성생명 등 7개사는 공시하지 않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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