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ATM기, 지점축소 대안으로 편의점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편의점을 통해 소비자와 접점을 늘리고 있는 것.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KB국민은행은 세븐일레븐과 '금융 편의 서비스'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국민은행을 거래하는 고객들은 내년 1월부터 세븐일레븐 4천여 대의 ATM기에서 국민은행 입출금과 이체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에 앞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GS리테일과 협약을 맺고 전국 편의점 ATM에서 이용수수료를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한 발 더 나가 내후년까지 스마트 ATM 5천여 대를 편의점에 공급해 생체인증을 통한 계좌개설과 간단한 은행 업무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은행들은 디지털 금융이 가속화되면서 비대면 채널을 속속 강화하는 추세로 불필요한 지점과 ATM기를 계속 줄여나가고 있다. 지점과 ATM기 축소로 노인과 지방고객의 불편을 초래하고, 대고객 서비스를 줄이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편의점과의 협업은 이를 보완하는 차원이다.
4대 은행의 국내 지점(출장소, 사무소 포함) 수는 1년 만에 161개나 줄어들었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1~3분기까지 우리은행(행장 이광구), 신한은행(행장 위성호), KB국민은행(행장 허인), KEB하나은행(행장 함영주) 등 4대 은행의 국내 지점 수는 3천617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1개(4.4%) 감소했다.
지점 수가 줄어들면서 ATM기 역시 빠르게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4대 은행의 ATM기는 2만4천866대로 2015년 말 대비 2천794대가 줄었고, 2016년 말 대비 1천471대가 감소했다. 2015년 대비해서는 10.1%, 2016년과 비교하면 5.6% 줄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비용이 많이 드는 지점과 ATM기를 줄여나가는 한편, 그에 따른 소비자 불편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편의점 협업을 확장 중"이라고 말했다.
편의점과의 협업은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행장 심성훈)가 가장 먼저 시작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4월 출범하면서 GS25 편의점에서 현금인출 서비스를 개시한 바 있으며, 2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행장 윤효영)역시 편의점 CU, 세븐일레븐과 제휴를 맺고 발을 맞췄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최대주주 중 하나인 GS리테일과의 협업으로 편의점과의 협업을 가장 먼저 시작했고, 앞으로 다른 편의점과도 제휴를 늘려갈 방침"이라며 "시중 은행들의 편의점 협업은 인터넷전문은행을 따라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중 은행들 역시 주목할 만한 변화라는 반응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 시점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지점 중심의 영업에서 디지털로 변화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