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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지주사 열풍 ④] 오리온, 지배력 높이고 승계 발판 마련...자산 늘리기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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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지주사 열풍 ④] 오리온, 지배력 높이고 승계 발판 마련...자산 늘리기가 관건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18.01.1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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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재계의 지주사 전환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 지배구조 개편을 주요 공약으로 내건데다 순환출자구조 강제 해소와 지주사 전환 요건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법률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롯데, 현대중공업, 효성, SK케미칼, 태광, 오리온, 크라운해태제과, 매일유업 등이 지배구조 개편을 선언하거나 작업에 나섰다. 다양한 목적과 기대효과를 노리고 추진되고 있는 각 기업의 지주사전환작업의 배경과 효과, 남은 과제 등을 8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오리온은 지난해 지주사 전환을 마치고 유상 증자를 단행하면서 오너 일가 지배력을 강화했다. 특히 이 과정에 담경선‧서원 남매가 참여함으로써 지분율이 2배 넘게 늘어나 오너 3세 승계 작업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오리온은 2016년 11월 지주사 전환을 선언하고 지난해 3월 오리온홀딩스를 투자사로, 오리온을 사업사로 기업분할했다. 7월7일 두 회사를 분할 상장했고, 11월17일 현물출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지분율을 정리하는 등 숨 가쁘게 움직였다.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대표 허인철)는 사업회사인 오리온(대표 이경재)의 최대주주가 됐다. 부동산 회사인 리온자산개발, 영화배급사 쇼박스, 건설사 메가마크 등 비제과사업은 오리온홀딩스에 편입됐으며 해외법인을 포함해 제과 사업은 오리온에 남았다.

지주회사 요건이 강화되기 전에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을 새로운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7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자산 총액 기준이 기존 1천억 원에서 5천억 원 이상으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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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오너 일가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1월 단행한 증자로 인해 오리온홀딩스에 대한 오너 지분율이 크게 늘어났다. 오리온은 11얼17일 오리온홀딩스 신주와 기존 오리온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 이화경 부회장과 담철곤 회장뿐 아니라 담경선‧서원 씨 등 오너 3세 모두가 참여했다. 오리온홀딩스가 발행한 주식 4천200만 주 가운데 3천400만 주(81.1%)를 오너 일가가 가져갔다.

이로 인해 오리온의 최대주주였던 이화경 부회장의 지분율은 14.57%에서 4.08%로 10.49%포인트 낮아졌다. 담 회장도 12.83%에서 3.59%로 10%포인트 가까이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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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철곤 오리온 회장(왼쪽)과 이화경 부회장.

오리온홀딩스의 오리온 지분율은 12.08%에서 37.37%로 25.29%포인트 늘었다. 현행법상 지주사는 상장계열사 지분을 20% 이상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너 일가의 오리온 지분율은 28.46%에서 7.93%로, 20.53%포인트 떨어졌지만 지주사 지뷴율이 오르면서 지주사를 통한 오리온 지배력은 강화됐다.

오너 일가의 오리온홀딩스 지분율은 기존 28.46%에서 63.8%로 크게 올랐다.

이 부회장의 오리온홀딩스 지분율은 32.63%로 18.06%포인트 올랐으며, 담 회장 역시 28.73%로 상승했다. 현재 오리온재단 과장으로 근무 중인 담경선 씨는 1.22%로, 중국 유학 중인 것으로 알려진 아들 서원 씨도 1.22%로 확대됐다.

이와 함께 오리온은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을 선언했다. 지주사 등록 후 10년 내에 자산 총계 요건(5천억 원 미만)을 충족시켜야 하지만 기존의 제과 사업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오리온은 지난해 음료, 간편대용식, 건강기능식품 등 신규 사업을 잇따라 시작했다. 지난해 제주용암수 지분 60%를 사들이고 생산공장을 지어 내후년 기능성음료를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농협과 손잡고 간편대용식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케이푸드’를 설립했다. 농협이 국산 농산물을 공급하면 케이푸드가 제품을 생산하고 오리온이 판매를 맡는 식이다. 지난해 7월에는 미국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 ‘로빈슨파마(Robinson Pharma)’와 ‘US 닥터스 클리니컬’의 국내 독점 판권계약을 체결했다.

케이푸드 생산공장은 올해부터 제품 생산을 시작해 곧 첫 제품이 공개될 예정이다. 최근엔 NS쇼핑과 건강기능식품 판매 위한 전략적 업무 협약 체결하는 등 올해부터 신규사업에 대한 성과가 나올 예정이다. 

다만 신규 사업들이 모두 진입장벽이 높아 자리를 잡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제과 부문으로 뚫어놓은 유통망이 있지만 신사업들은 모두 별도의 유통망을 마련해야 한다는 숙제도 남아있는 셈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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