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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페이 성공할까?...카드업계 느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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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페이 성공할까?...카드업계 느긋
  • 황두현 기자 hwangdoo@csnews.co.kr
  • 승인 2018.07.0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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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의 대표 공약인 '서울페이'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지만 카드업계는 느긋한 반응이다. 결제 시스템이 신용카드와 겹치지 않는 데다 소비자가 이를 사용할 유인도 적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성공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서울페이의 취지는 영세 자영업자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낮추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서울시가 결제시스템을 직접 구축한다. 결제대행업체 및 카드사에 들어가는 수수료를 없애겠다는 취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방선거 공약에 이어 지난 2일 취임식에서도 연내 도입을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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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신한금융투자

서울시는 소비자의 계좌에서 자영업자의 계좌로 바로 입금되는 '계좌to계좌'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사전에 계좌가 등록된 상점에서 고객의 스마트폰에 찍힌 QR코드를 갖다 대면 결제액이 이체되는 식이다. 중국의 알리페이와 유사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관련 시스템 구축을 위해 시중은행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지금도 간편결제 시장 쟁탈전이 치열한데 국민세금을 들여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서울페이가 자리 잡지 못하면 세금은 허공에 날아간다. 민간의 영역에 지방정부가 나설 필요가 없다고도 지적하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미 간편결제 시장 간 경쟁이 치열해 성공가능성을 낮게 본다"면서 "간편결제 시스템 구축과 유지에 드는 비용을 세금으로 메운다는 건 안일한 발상"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카드결제와 같은 금융시스템은 정부가 아닌 민간이 잘하는 분야"라고 덧붙였다.

서울페이의 방식자체가 신용카드를 대체하기 힘들다는 주장도 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서울페이의 계좌 간 이체 방식은 신용카드의 외상판매 시스템을 대체하기 힘들다"며 "신용카드사의 우려는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카드업계는 아직은 '찻잔 속의 태풍'이라는 반응이다. 소비자가 기존의 카드를 버리고 갈아탈 유인이 없다는 것이다. 서울페이와 유사한 체크카드가 카드사의 주 수입원이 아닌 까닭도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체크카드는 기업계 카드는 물론 은행계 카드의 주력 상품과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이 큰 만큼 공공의 개입은 불가피하다고 밝히면서도 소비자의 사용을 유도할 방안에는 말을 아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사업과 연계하는 등 소비자에게 인센티브를 줄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황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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