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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결산-건설] 아파트 선분양 폐해 여전...엉터리 하자보수, 속임수 분양 '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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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결산-건설] 아파트 선분양 폐해 여전...엉터리 하자보수, 속임수 분양 '원성'
임대주택 민원도 증가세
  • 이건엄 기자 lku@csnews.co.kr
  • 승인 2019.12.26 0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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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한 해 동안 건설 분야에서는 아파트 하자보수 문제부터 속임수 분양까지 다양한 소비자 민원이 발생했다. 특히 최근 임대아파트 공급이 늘어나면서 관련 민원도 상당수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올해 1월부터 지난 12월 13일까지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제기된 건설 관련 민원은 총 461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464건)와 비교해보면 큰 변화는 없었지만 지난 2016년 318건, 2017년 389건에 비하면 늘어난 상태다.

◆ 하자보수 분쟁에 소비자 민원 집중…'처리 시한'도 없는 허술한 제도 탓

건설 분야 주요 피해 사례는 시공 상태 불량과 하자보수로 건설사와 분쟁을 겪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사전방문 의무화 도입 등 제도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허점이 많아 모든 피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실제 하자보수 '처리 완료 시한'에 대한 규정은 공동주택관리법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또 준공 승인 전 입주자 점검 때 하자가 나오더라도 건설사가 하자보수계획서만 내면 승인이 난다. 이 계획서에도 이행완료 기간은 없다.

하자보수 문제의 경우 최근 몇 년간 공급 물량이 많았던 대우건설,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대림산업 등 형 건설사 위주로 제기됐다.

실제 대우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이 지난 3년간 공급한 민영주택 수는 총 4만76세대로 같은기간 5대 건설사의 총 공급량(5만9496세대)의 67.4%에 달한다. 이밖에 10대 건설사인 롯데건설과 중견사인 중흥건설은 공동 4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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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특히 시스템에어컨 누수로 인한 피해가 다수 발생했다. 실제 현대산업개발과 헬리오시티 입주자 단체 등에 따르면 최근 단지 내 천장 매립형 시스템에어컨을 옵션으로 설치한 가구 중 일부에서 누수 하자가 발생했다. 

시흥은계한양수자인에 거주하는 이 모(여)씨도 지난 6월 윗층 에어컨에서 발생한 물이 배관과 벽을 따라 집으로 새어 들어와 벽지와 장판에 손상을 입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지어지고 있는 많은 아파트들이 높은 천고 확보와 경제성을 이유로 천장 공간을 좁게 설계하는 경우가 많다”며 “당장 보수를 하더라도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분양 시 조건과 다른 시공, 분쟁 잦아...늘어나는 임대주택, 민원 증가 전망

분양 당시 조건과 다르게 시공되거나 약속했던 주변 시설들이 들어서지 않아 민원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많았다. 옵션으로 설치된 가구나 가전 등이 모델하우스 제품과 전혀 다르거나 쇼핑센터나 학교 등 입지 조건이 달라져 '속임수 분양'이라고 분통을 터트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구형 시스템에어컨을 설치하는 관행을 꼽을 수 있다. 시스템 에어컨은 3년 정도 기간을 두고 신제품이 출시된다.

여기에 통상적으로 분양 계약자가 옵션품목을 정해서 입주까지 걸리는 시간이 2년 정도 걸리다 보니 옵션 계약 당시에는 최신 제품이라도 분양 계약자가 입주할 때가 되면 제품 출시년도만 따졌을 경우 구형제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에어컨의 제조사만 정해진 상태에서 3년 뒤 출시되는 제품을 현시점에서 미리 돈을 주고 구입하는 셈이다.

명지대학교 권대중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건설사들이 짓지도 않은 아파트를 보기좋은 견본주택으로 꾸며 소비자를 속이는 일이 많다”며 “이는 선분양제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임대주택에 대한 불만도 일부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대부분이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한국주택토지공사(LH)와 서울도시주택공사(SH공사)에 집중됐다. 

임대주택의 경우 저렴한 가격에 초점을 맞춰 공급되다 보니 민영주택 대비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보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화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별로 LH, SH공사와 계약을 맺은 영세업체들이 진행을 하다 보니 지연은 물론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향후 임대주택 관련 민원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의 집값 안정화 정책에 따라 매년 임대주택의 공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3년 8만 호에 그쳤던 임대주택 공급량은 ▲2014년 10만2000호 ▲2015년 12만400호 ▲2016년 12만5000호 ▲2017년 12만7000호 ▲2018년 14만8000호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른 전국 임대주택 수 역시 지난 2013년 처음 100만 가구를 넘어섰고 2014년 106만1231세대, 2015년 111만5391세대, 2016년 135만7701세대로 급증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임대주택 노후화, 다가구 매입물량 증가 등의 사유로 시설하자 발생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특히 누수·단전·난방중단 등 '긴급하자'는 입주민의 안전과 재산을 위협하는 주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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