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아시안컵축구대회 기간 일부 대표선수들의 음주 파문과 관련해 당시 코칭스태프의 유일한 국내 지도자였던 홍명보(38) 코치가 입을 열었다.
홍 코치는 2일 오전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진행된 대한축구협회 상벌위원회에 출석하기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렇게 말했다.
홍명보 코치는 이운재(34.수원), 우성용(34.울산), 김상식(31.성남), 이동국(28.미들즈브러)이 물의를 빚은 음주 사건에 대해 "시즌 말미에 이런 불미스러운 사건이 터져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진심으로 사죄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현재 올림픽대표팀 코치를 맡고 있는 그는 "코칭스태프 책임론은 당연하다. 선수들이 용서를 받고 내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 그건 아마도 가장 쉽게 내릴 수 있는 결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홍 코치는 '올림픽대표팀 코치직 사임까지 염두에 두고 있나'라는 질문에 "공인이라 함부로 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결정할 수 있는 분들에 의해 판단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당시 베어벡 감독과 고트비 코치, 코사 골키퍼 코치 등 외국인들이 있던 우리 대표팀에서 내가 더 선수들에게 신경을 썼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건 결국 내 책임"이라며 "고참 선수들이 그런 행동을 한 건 용납될 수 없지만 그들이 여러가지 고통을 갖고 경기에 임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홍 코치는 이운재, 우성용이 기자회견에서 눈물로 사죄한 데 대해 "나도 그 자리에 있었어야 했는데 TV로 지켜보니까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개인적으로 몇 년전까지 형, 동생 하며 함께 뛰던 선수들인데 그저 팬들의 용서를 바라는 마음 뿐"이라고 했다.
그는 당시 코치진에선 음주 사건이 있었는지 전혀 파악하지 못했고 선수들이 지쳐 있어 아침에 여유 시간을 많이 줬는데 그런 분위기도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홍명보 코치는 '과거에도 대표팀 내 음주 관행이 있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선수들이 대회에 나가면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통을 많이 받는다. 일 끝나고 뒤풀이를 하는 것 쯤으로 봐줬으면 하는 면도 있다"며 "어쨌든 다시 한 번 팬들에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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