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출마 선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르면 주말, 늦어도 다음주 초에 한나라당을 탈당하면서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이 짙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세론’ 대 범여권의 역전 노림수 구도로 대변되던 올해 대선정국에 ‘창(昌) 변수’가 끼면서 요동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 전 총재의 출마를 전제로 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특히 이 후보 측은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음에도 일부 여론조사에서 단숨에 2위에 오른 이 전 총재에 대한 본격 견제에 나서 ‘이명박-이회창’ 충돌로 이어지면서 보수층 표심 향방이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 전 총재의 측근인 이흥주 특보는 2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오늘 이 전 총재를 뵙고 최종 입장을 정리하자고 얘기하겠다”며 “어쨌든 빨리 결단을 내리라고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전 총재의 탈당을 포함한 출마 여부 결단은 이르면 주말에 할 수도 있고, 다음주에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중요한 것은 (나온다면)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라며 출마 쪽에 무게를 뒀다.
최근 이 전 총재를 만난 정인봉 전 의원도 전화통화를 통해 “이 전 총재의 출마를 100% 확신한다”며 “다음주 중 한나라당 탈당을 할 것은 확실하며 다만 탈당과 출마 선언을 동시에 할지, 탈당 후 일정 시간이 흐른 뒤 출마를 밝힐지 고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총재가 워낙 신중하니까 김경준 씨 귀국과 관련한 변수에 신경을 쓸 것이다. 이 전 총재쯤 되면 어느 정도 정보가 들어오지 않겠나”고 덧붙였다.
이 특보는 전날 이방호 사무총장의 대선잔금 의혹 제기와 관련, “어제 전화로 알려드렸더니 ‘허 참, 그 친구들…’이라며 어이없어 하더라”며 이 전 총재의 불편한 심기를 전했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이 전 총재를 보좌했던 차명진 한나라당 원내부대표는 BBS 라디오 ‘조순용의 아침저널’에 출연, 이 총장의 의혹 제기에 대해 “첩보가 그렇게 들어와 있고, 이 전 총재의 출마를 촉구하는 (일부 세력의) 움직임이 포착된다”고 언급, 당 차원에서 ‘창 출마’를 전제로 대응책 마련에 돌입했음을 시사했다.
한편 이계진 의원 등 한나라당 초선의원 31명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이 전 총재의 대선 출마 움직임에 우려하며 이 후보를 중심으로 단합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 이 전 총재는 두 번이나 출마했으며 (한나라당을) 탈당해 제2의 이인제가 되지 않길 바란다”며 출마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영상ㆍ최재원 기자(ys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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