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현대차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은 지난 9일 러시아 정부청사에서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경제개발ㆍ통상부 장관과 만나 “현대차는 러시아에 10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7일 러시아로 떠난 뒤 3박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10일 귀국했다.
방러기간 중 정 회장은 나비울리나 장관 등과 현대차의 러시아 생산공장 건설에 대한 방침을 확인하고 러시아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현대차는 그동안 러시아에 완성차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정 회장이 러시아 공장 건설 방침을 직접 확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러시아 생산공장이 들어설 부지, 투자 규모, 투입차종, 착공시기 등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으며 향후 러시아 측과의 협의 등을 통해 결정해 나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최재국 사장이 러시아 현지에 남아 세부적인 사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생산공장이 완성될 경우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중국, 인도, 터키 등 기존 해외공장과 현재 건설 중인 체코 공장을 포함해 여섯 번째 해외공장을 확보하게 된다. 아울러 현대차는 러시아에서 10만대 생산능력을 갖추게 됨으로써 중장기적으로 미국 30만대, 중국 60만대, 인도 60만대, 터키 10만대, 체코 30만대 등 ‘연 200만대 해외생산체제’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정 회장은 방러기간 중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전 총리와 면담하고 여수 엑스포 유치 지원을 요청했다. 프리마코프 전 총리는 1998년부터 2년간 총리를 지낸 후 재계를 이끄는 상의 회장을 맡고 있는데 러시아 정재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정 회장은 프리마코프 전 총리와의 회담에서 “한국과 주변국, 아시아 전체의 경제적 번영과 평화기반 구축에 기여할 수 있는 엑스포가 반드시 여수에서 개최될 수 있도록 러시아가 도움을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