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정국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되는 BBK투자자문 전 대표 김경준(41) 씨의 국내 송환이 임박한 가운데 현직 부장검사를 직접 파견하기로 하는 등 첩보영화 ‘007’을 방불케 하는 비밀작전이 치밀하게 진행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11일 “김씨의 국내 송환을 위해 서울중앙지검의 강찬우 금융조세조사1부장검사가 수사관들을 대동해 직접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12일 출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특별수사팀 소속 수사관들만 보낼 수 없다는 판단 아래 김씨의 주가조작사건을 직접 담당했던 해당 부장검사가 송환 절차과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반 수사관들이 실무 절차를 진행했던 해외 범죄자를 부장검사가 직접 송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김씨가 대선정국에 미칠 엄청난 파급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법무부는 김씨를 송환하는 과정에 발생할 수 있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한편, 신병 인도 과정부터 밀착취재에 들어갈 국내 언론에 대비해 수사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강 부장검사를 파견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987년 12월 15일 13대 대선을 하루 앞두고 KAL기 폭파범 김현희를 국내 송환해 대서특필되고 정치적으로 이용했던 전례를 감안해 김씨 송환과정에서 정치적 오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강 부장검사는 BBK 주가조작사건을 직접 담당한 수사책임자인 데다 대검 공보관을 지내 언론 접촉 경험이 풍부하다.
강 부장검사 이하 송환팀은 LA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한국행 비행기 트랩에서 미 연방검찰로부터 김씨의 신병을 넘겨받아 김씨에 대해 발부된 48시간 체포영장을 즉시 집행할 예정이다. 통상 범죄인 인도과정에서 직항편을 이용하는 점을 고려할 때 김씨는 이르면 14일 오후 늦게 인천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김씨가 송환되는 대로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자금 384억원 횡령 및 주가 조작 혐의에 대해 조사하는 한편 ▷김씨에 대한 ㈜다스의 사기고소사건 ▷㈜다스 주식 매각 또는 백지신탁 불이행에 따른 이 후보의 공직자윤리법 위반 의혹 ▷신당이 이 후보를 주가 조작 공범 혐의로 고발한 사건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박정민 기자(boh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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