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경기도 수원서부경찰서에 따르면 14일 오전 10시30분께 초라한 행색을 한 A(27)씨가 수원역 앞에 있는 매산지구대에 찾아와 "도둑질을 많이 했다"며 "교도소에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경기도 부천에 살던 A씨는 9년 전 어머니의 자살과 알코올 중독 아버지의 폭행을 견디지 못해 가출한 뒤 서울과 부천, 수원 등 수도권 일대를 떠돌며 편의점에서 먹을 것과 술, 면도칼 등 생필품을 훔쳐 생활했다.
A씨가 지난 9월 초부터 최근까지 21차례에 걸쳐 편의점에서 훔친 것으로 확인된 생필품의 액수는 100만원이 채 되지 않았지만, 앞서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재판이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돼 이번에는 '본인의 뜻대로' 구속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담당 경찰관은 "걸인과 다름 없는 행색이어서 우선 목욕을 시키고 옷을 갈아입혀 줬더니 멀쩡한 청년인데 불안정한 심리 상태로 눈치만 보고 있다"며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나이에 '생활이 힘들어 교도소에 가고 싶다'고 찾아온 걸 보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A씨에 대해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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