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엷은 미소를 띤 채 취재진을 처음 맞은 김씨는 카메라 플래시가 쏟아지자 잠시 긴장된 얼굴이었만 점차 안정을 되찾아 서울중앙지검 청사에서는 파안대소에 가까운 웃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입국 현장에서 시종 입을 꾹 다물었던 그는 검찰에 오자 "한마디 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멈칫거리며 말을 꺼낼 것 같은 제스처를 취했다.
수사관들로부터 제지를 받고 청사 로비에 들어선 김씨는 엘리베이터에 타기 직전 작심한 듯이 "일부러 이 때 온 게 아니다. 민사소송이 끝나서 왔다" 고 큰소리로 외치기도 했다.
김씨는 밤 12시까지 이어진 검찰 조사에도 선뜻 응하면서 향후 적극적으로 조사에 협조할 것 같다는 인상을 줬다.
다만 검찰은 본인 및 인권보호담당관의 동의를 얻고 '밤샘조사'를 벌이는 강행군을 하기엔 김씨가 장시간 비행 끝에 피로가 누적됐을 것으로 보고 자정께 자신의 진술조서 내용만 확인토록 한 뒤 서울구치소로 보냈다.
김씨가 여섯살에 미국으로 건너갔기 때문에 상당히 우리 말이나 문화에 익숙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취재진에게 발언할 때 또박또박한 우리말을 구사했고 저녁식사로 제공된 불고기 백반도 거의 비운 것으로 전해져 통역이 필요한 상황까지 대비했던 수사진을 놀라게 했다.
김씨는 청사 출입구를 향해 30여m가량 장사진을 치고 있던 150여명의 취재진을 보고는 "와우(Wow)"라는 영어 감탄사를 내뱉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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