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후보단일화를 이끌어냈던 정 의원이 올 대선에서는 막판 이 후보 캠프에 합류, 다시 한번 대선정국에서 '비중있는 조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설이 나돌고 있는 것.
이 후보측과 정 의원측은 모두 "현재 그런 계획은 없다"고 손사래를 치고 있으나 양쪽 모두 적극적인 부인도 하지 않고 있는데다 특히 이 후보측에서는 "지지선언을 해 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은근히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어 이미 분위기가 무르익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23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당내 경선 직후 정 의원이 이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을 할 예정이었으나 무소속 이회창 후보 출마 등으로 보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럴 계획이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한 측근도 "이달초 정 의원측과 교류가 있었고 (지지선언) 시기 선택만 남아있다"고 전한 뒤 "이 후보의 지지율이 정체되거나 떨어졌을 때 선언함으로써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정 의원이 오는 25일 후보등록일에 맞춰 지지선언을 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으나 정 의원은 이날 대한축구협회장 겸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자격으로 '2010 남아공 월드컵' 대륙별 예선 조추첨을 위해 남아공으로 출국,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정 의원측 관계자는 "후보등록일인 25, 26일에는 국내에 없을 것"이라며 "지지선언에 대해선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또 울산 동구 지역구를 갖고 있는 정 의원이 최근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이 된 강길부 의원(울산 울주군)과 같이 지지선언을 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았으나 강 의원측은 "아는 바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강 의원은 최근 여의도 한나라당사를 방문, 임태희 후보비서실장을 만나고 간 것으로 확인돼 방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 의원의 '이 후보 지지설'은 지난 13일 정 의원이 개최한 토론회에 한나라당 중진들이 대거 참석한 데 이어 15일 강재섭 대표가 정 의원과 '극비회동'을 갖기로 했다가 언론에 유출된 직후 이를 취소하면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당 관계자는 "이 후보와 정 의원이 서로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라며 "정 의원이 선대위원장을 맡을 수도 있다는 소문이 있으나 현재 확인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 의원의 영입은 대선을 목전에 두고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는 우파 보수진영에 대한 외연확대 작업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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