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훈련을 받을 때 야구보다 더 집중해서 했어요"
프로야구팀 기아타이거즈의 4번 타자 최희섭(28)이 23일 오후 4주 기본 군사훈련을 마치고 육군 31사단을 퇴소했다.
남보다 짧은 기간의 훈련으로 군 복무를 대신하지만 입소할 당시 '군대에 왔다는 사실 자체로 긴장감을 느꼈다'는 최 선수는 아직 훈련병의 군기가 그대로 몸에 밴 듯 또박또박 훈련 소감을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 총격전을 목격한 기억이 있어 총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며 "처음 훈련할 때는 총소리가 커서 놀랐다"고 회상했다.
미국에서 오랜 기간 생활한 최 선수에게 한국팀 생활도 쉽지 않은 것이었지만 개인 행동에 제약이 많은 군사 훈련은 또 하나의 큰 도전이었다.
최 선수는 큰 발이 군화에 들어가지 않아 운동화를 신고 훈련을 받기도 했고 체중을 5㎏가량 빼기도 했지만 남다른 노력 덕분에 사격에서 20발을 쏘아 19발을 맞추는 우수한 기록을 세웠다.
그는 "난생 처음 해보는 군 생활이 쉽지는 않았지만 공인이라는 생각 때문에 더 열심히 하려고 했다"며 "대대장님의 지도와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의 상사였던 김현길 대대장은 "프로 선수라는 선입견과 달리 최 선수는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에 임했고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잘 했다"며 "최 선수가 내년에는 홈런왕이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최 선수는 "일단 오늘은 사우나에 가 지친 몸을 풀고 가족과 맛있는 식사를 하고 싶다"며 "군사 훈련이 끝났으니 올 겨울에 열심히 훈련해 내년에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희섭은 지난해 WBC 국가대표팀 선수로 출전했다 대표팀의 4강 진출로 병역 혜택을 받아 4주 군사 훈련으로 병역 의무를 대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