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소용 제품 판매비중이 큰 오비맥주(대표 배하준)의 경우 외식 기피로 인해 타격을 받은 반면, 하이트진로(대표 김인규)는 가정용 소주‧맥주 매출이 늘며 1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1~2월 국내 맥주와 소주 유통량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30% 이상 감소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월 초부터 3월 중순까지 외식업체 하루 평균 고객감소율은 66%에 달한다.
다만, 가정용 제품이 받쳐주고 있는 하이트진로는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주류 판매량에 큰 변화를 겪지 않았다. 올 3월 기준 판촉비가 많이 투입되는 유흥점 매출 비중이 51%에 비해 35%로 하락했지만, 판촉비가 비교적 적게 투입되는 가정용 제품 매출 비중이 49%에서 65%로 대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신제품 ‘테라’ ‘진로이즈백’이 상당 수준의 판매수준을 기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테라의 경우 지난 1월 판매량 280만 상자를 기록, 코로나19 영향으로 2월 210만 상자로 줄어들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 된 3월 판매량은 215만 상자 이상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진로이즈백 역시 지난 1월 130만 상자를 시작으로 2월 100만, 지난달 100만 상자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이에 따라 1분기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하이트진로의 올 1분기 매출 5162억 원, 영업이익 337억 원을 낸 것으로 분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 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외출과 외식이 줄면서 자연스레 혼자 또는 가족들과 즐기는 홈술족이 늘었다”며 “테라, 참이슬 등을 통해 가정 시장 공략에 힘쓰고 있으며, 일상이 복구됨에 되는 것을 지켜보고 이후 마케팅 활동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오비맥주는 지난 6일부터 4주간 청주공장 제품생산을 중단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판매 감소로 소비량보다 생산량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청주공장은 오비맥주의 전체 맥주 생산량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등 매우 큰 규모이며, 주로 유흥·외식업소에 납품하는 업소용 제품을 만든다.
오비맥주의 경우 유흥‧외식 업소용 등 B2B 매출 비중은 전체의 50~60%를 차지하는 등 높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외식업계가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더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비맥주는 올해 코로나19 타격으로 인해 현재까지 매출이 30% 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오비맥주의 지난해 매출은 1조5421억 원, 영업이익 408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 21% 가량 감소했다. 오비맥주의 매출 성장세가 꺾인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판매량 또한 전년보다 6.9% 감소한 4억1925만L를 기록, 시장점유율도 49.5%에서 48.9%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하이트진로는 전년보다 8% 증가한 2억6412만L 판매량을 기록, 시장점유율은 26.9%에서 30.8%로 상승했다. 하이트진로 테라 흥행이 국내 맥주시장 1위, 2위의 간격을 좁혔다.
다만, 오비맥주 측은 “지난해 매출악화 요인인 전반적인 주류시장 위축 때문”이라며 “지난해 국내 맥주시장 전체 규모 7%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오비맥주는 브랜드 파워 입지를 다지는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주요 브랜드인 카스‧필굿을 비롯, 재출시한 ‘오비라거’ 등을 중심으로 이전 세대와 젊은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스타 마케팅’ 카드도 꺼내 들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카스의 모델로 기용, 노후화된 카스 브랜드 이미지 제고하고 홍보 활동을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더불어 글로벌 브랜드는 브랜드 파워가 강한 호가든, 버드와이저, 스텔라 아르투아를 위주로 영업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여전히 카스는 대한민국 대표 맥주이고 시장점유율 등 부동의 1위를 기록 중이다”며 “시장 선도 브랜드로서 브랜드 파워 입지를 다지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나수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