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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3주구 맞붙은 삼성물산·대우건설, 분양가 상한제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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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3주구 맞붙은 삼성물산·대우건설, 분양가 상한제 해법은?
  • 이건엄 기자 lku@csnews.co.kr
  • 승인 2020.04.17 0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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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대표 이영호)과 대우건설(대표 김형)이 강남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반포3주구 수주를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분양가상한제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대응책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

자금운용에 여유가 있는 삼성물산은 후분양을 전면에 내세운 반면, 대우건설은 후분양과 함께 리츠 전환을 통한 수익 보존을 제안했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온 만큼 조합입장에선 셈법계산에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4월에 입찰한 반포1단지 3주구 재건축 사업조합에 재건축 리츠사업을 제안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설립한 리츠 자산관리회사 AMC(Asset Management Company)를 통해 사업을 진행한다는 설명이다.

리츠는 감정평가 시세를 반영한 주택을 조합으로부터 현물 출자 받은 후, 주식으로 조합에게 돌려주게 된다.

이렇게 돌려받은 주식은 리츠 운영 기간 중 타인과 거래 또는 공모도 가능하다. 리츠는 전문주택관리업자에게 위탁해 공급받은 주택을 운영하게 되며, 의무운영 기간이 종료된 후에는 주택을 조합이 원하는 분양가로 임의 분양할 수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재건축 리츠는 조합이 공급하는 주택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평가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일반인 누구나 재건축 아파트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며 “재건축 리츠 사업과 관련된 관계법령 검토는 마쳤으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 취지에 부합할 수 있고 재건축 조합과 일반인 모두에게 적정한 이익을 배분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모델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리츠 임대 후 매각의 경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제재로 인해 사업 지연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앞서 한남3구역에서 대림산업(대표 김상우)이 제시한 임대주택 제로(0) 조건의 경우 서울시의 제재로 무산된 바 있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상 재개발 지역에서 임대주택 건립(15% 이하)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대림산업은 자회사 대림AMC를 통해 임대주택을 전량 매입해 운영하겠다는 내용이다. 반포3주구 조합이 사업을 최대한 빨리 진행시키고자 한다면 이는 상당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대우건설이 재건축 사업에선 생소한 리츠를 반포3주구 조합에 제안한 배경에는 오는 7월 28일 시행을 앞두고 있는 분양가상한제의 영향이 크다.

지난 1월 기준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의 3.3㎡당 시세는 5950만 원이다. 분양가상한제의 경우 시세가 아닌 공시지가가 반영되기 때문에 시행사인 조합입장에선 수익확보에 불리할 수 있다.

입찰 경쟁사인 삼성물산은 높은 신용도와 여유로운 자금운용 이점을 바탕으로 후분양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후분양을 진행할 경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더라도 공시지가 상승률에 따른 차익 실현이 가능하다. 강남의 경우 공시지가 상승률이 10% 이상을 기록 중이다.

후분양은 선분양을 통해 자금을 끌어 모으지 못하는 특성상 프로젝트파이낸싱(PF)를 발생시키거나 사업자가 직접 자금을 조달해야 된다. 즉 사업자의 신용등급과 재무상태가 사업진행에 있어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지난해 기준 삼성물산의 신용등급과 부채비율은 AA+와 72%다. 반면 대우건설은 신용등급은 A-, 부채비율은 287.7%로 열세인 상황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공시지가 상승률이 높은 상황에서 후분양으로 진행한다면 선분양보다 수익 보존에 유리할 수 있다”며 “삼성물산의 높은 신용등급과 재무상태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 진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건설사들의 다양한 제안이 눈길을 끌기는 하지만 결국에는 선분양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만약 조합이 선분양을 선택할 경우 두 건설사 모두 사업비가 더 소요되는 후분양을 제시했기 때문에 전환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와경제 송승현 대표는 “건설사들이 수익 보존을 위해 후분양 등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정답이 될 수 있다”며 “하지만 규제가 많고 부동산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선 논의를 통해 이견을 좁혀 선분양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반포3주구 재건축은 기존 1490가구에서 지하3층~지상35층 2091가구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대우건설은 새 단지명으로 '트릴리언트 반포'를, 삼성물산은 '구반포 프레스티지' 콘셉트를 제안한 바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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