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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승계 현주소④] 대웅 2세 윤재승 회장 승계율 93.9%...자사주 비중 30% 제약업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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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승계 현주소④] 대웅 2세 윤재승 회장 승계율 93.9%...자사주 비중 30% 제약업계 최고
  • 정현철 기자 jhc@csnews.co.kr
  • 승인 2025.06.1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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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역사와 보수적 경영문화를 지닌 국내 제약업계 경영권 승계는 오너 일가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제약기업 회장의 자녀, 손자들이 경영 일선에 나서거나 계열사 등에서 경영수업을 받으면서 승계 상황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19년 말부터 2025년까지 최근 5년 사이 주요 제약기업 지분 승계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분석하고, 각 사의 승계 이슈는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대웅제약, 한올바이오파마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헬스케어 그룹 대웅의 오너 2세 윤재승 최고비전책임자(CVO)는 올해 3월 말 기준 승계율이 93.9%로 2019년 말 대비 5.1%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3명의 자녀 승계율 합은 2.7%로 0.1%포인트 상승에 그친다.

윤 CVO는 창업주 고(故) 윤영환 명예회장의 삼남이다. 윤 명예회장 장남은 윤재용 전 대웅생명과학 대표, 차남은 윤재훈 알피바이오 대표, 장녀는 윤영 전 대웅제약 부사장이다.

승계율은 윤 CVO 직계일가의 그룹 상장사 지배지분 가치를 2019년 말과 2025년 3월 말 종가 기준으로 집계했다. 대웅 지분을 보유한 블루넷, 엠서클, 디엔홀딩스 등 비상장 3사 지분가치는 대웅의 기업가치에서 보유 지분만큼으로 환산했다. 

승계율 확대는 윤 CVO 모친인 고(故) 장봉애 대웅재단 명예이사장이 해당 기간 대웅제약 주식 3만 주를 기부 및 매매하면서 지분이 줄어든 영향이다. 다른 직계 보유 지분 변화는 없었다.

지난 3월 별세한 장 이사장의 대웅 및 대웅제약 지분 일부는 삼남인 윤 CVO와 윤 전 대표에게 5월 9일자로 상속됐다. 대웅 지분은 윤 CVO가 2만1541주, 윤 전 대표가 2만1542주를, 대웅제약 지분은 윤 CVO가 9708주, 윤 전 대표가 9079주를 받았다. 창업주 자녀가 대웅제약 지분을 보유하게 된 건 2009년 7월 윤 CVO가 당시 보유하던 6만5640주 전부를 매도한 이후 처음이다.

이에 윤 CVO의 대웅 지분율은 11.64%로 2019년 말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그의 직계 가족과 형제자매, 본인이 이사장으로 있는 대웅재단과 실질적 지배력을 갖고 있는 3사까지 합계 지분율은 37.9%에 달한다.

여기에 현재 대웅 자사주 29.67%까지 포함하면 지분율은 67.6%로 2019년 말 대비 3.9%포인트 높다.

대웅의 자사주 비중은 업계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한다. 매출 상위 국내 제약그룹 지주회사 중 대웅에 이어 녹십자홀딩스가 자사주를 8.4%, 종근당홀딩스가 5%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나 한미사이언스는 1%대에 불과하다.

다만 높은 자사주 비중은 향후 상법 개정에 따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방안을 제시했다.

대웅의 주가는 3월 말 1만8740원에서 지난 17일 종가 기준 2만4800원으로 32.3% 상승했다. 아직 자사주 관련 정책 내용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기대감이 사전에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자기주식은 회사 내에서 보유 중일 때는 경제적 가치가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특정인에게 처분하는 경우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신주를 발행한 상황과 같이 기존 주주 지분율을 희석시킨다. 지배주주에게만 유리하게 활용될 경우 소액주주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웅 관계자는 "자사주는 투자, 사업 영역 확대 및 임직원 인센티브에 활용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CVO는 2018년 막말 논란으로 경영에서 물러난 이후 2022년 1월 대웅 CVO를 맡으면서 복귀했다. 대웅그룹은 ‘국산 신약 품질 경쟁력’이라는 윤 CVO 비전에 따라 자체 기술로 신약 개발을 지속했고, 그 결과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 국산 신약 허가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2021년 12월 국산 34호 신약으로 허가 받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는 2022년 7월 국내에서 출시한 지 3년차인 지난해 연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며 대표 품목으로 자리잡았다. 한국을 포함해 총 6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현지 파트너십 및 품목허가 등 형태로 총 30개국에 진출한 상태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지난달 열린 세계 최대 소화기 학술행사 ‘2025 소화기질환 주간(DDW)’에서 “전 세계 의료진을 대상으로 펙수클루 강점인 △빠르고 탁월한 증상 완화 △긴 반감기를 통한 지속적인 산 분비 억제 △다양한 위식도역류질환 증상에 폭넓은 치료 효과를 소개했다”고 밝혔다.

국산 36호 신약 경구용 혈당강하제 엔블로는 국내 제약사 최초 SGLT-2(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 억제제 계열 제2형 당뇨병 치료제다. 2023년 5월 출시돼 지난해 연매출 100억 원을 돌파하며 국내 블록버스터 제품 반열에 올랐다. 현재 4개국에서 허가를 받았고 26개 국가에서 허가 신청을 진행 중인 상태다.

두 제품은 대웅제약이 내세우는 글로벌 진출을 통해 품목당 연 매출 1조 원 달성 비전인 ‘1품 1조’의 전략 품목이다.

이외에도 윤 CVO는 글로벌 진출 시 현지와 동반성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동남아시아 최대 의약품 시장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인니)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성장 전략이 있다.

인니는 전체 의료기관 중 80%가 여전히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시장 개척 가능성 및 첨단 의료기술 도입 필요성이 높은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지 정부도 의료분야 예산을 늘리는 추세로 2022년 135조 루피아였던 예산은 지난해 187조5000억 루피아, 올해는 218조5000억 루피아로 지속 확대되고 있다.

대웅은 2005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지사를 설립해 첫 진출한 이후 보고르 농업대학교(IPB)와 영장류 연구를 통한 의약품·의료기기 상업화 공동연구에 나서는 등 현지 제약·바이오 산업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어 대웅제약은 지난해 줄기세포 공장을 개관하면서 인도네시아인 대상 임상을 통해 50종 이상 맞춤 의약품 개발 전략도 세웠다.

대웅 관계자는 “윤재승 CVO는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이나 연구개발 투자, 글로벌 사업 지원 등 현안에 대해 그룹 내 회사 대표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자문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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