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가 자본 확충을 바탕으로 회생하면서 카카오뱅크 독주 체제의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에서 향후 경쟁 구도에 이목이 집중된다.
케이뱅크(행장 이문환)는 지난 4일, 약 2년에 걸쳐 개발한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을 비롯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혁신 상품들을 선보이면서 향후 성장 방안을 밝혔다.
케이뱅크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은 대출 신청부터 대출금 입금까지 전 과정이 은행 지점 방문 없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소득정보 스크래핑 기술을 활용해 별다른 서류 발급 필요 없이 예상 한도와 금리를 손쉽게 조회할 수 있다. 대출 실행 시 필요한 서류도 소득증빙서류와 등기권리증 2가지로 줄였다. 서류는 지점 방문이나 팩스 전송 없이 사진 촬영과 등기번호 입력만으로 인증 가능하다.
은행권 최초 전자상환위임장 도입으로 대환 시 필요한 위임절차도 모두 모바일로 가능하게 했다. 최소 1~2번에 걸쳐 주민센터 혹은 은행 지점을 방문해야 했던 아파트 담보대출 절차가 대폭 줄어든 것이다. 대출 신청부터 승인까지 걸리는 시간 역시 빠르면 이틀로 단축됐다.

케이뱅크는 향후 주주사와의 시너지를 강화하고 지속적인 혁신 상품을 출시하는 등 금융 영역 확장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이달 중 KT와 연계한 프로모션을 강화한다. 케이뱅크 계좌나 체크카드로 KT 통신 요금을 납부할 때 혜택을 더욱 높임으로써 고객 유입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전국 2500여개 KT 대리점을 케이뱅크 오프라인 홍보 창구로 활용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우리카드와 연계한 제휴 적금 상품도 출시하며 상품 포트폴리오도 다양화한다. 초저금리 시대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하며 고객 가입을 유도할 예정이다.
1대 주주인 BC카드와도 카드 사업 협력, 페이북 연계 등 다양한 부분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은행권이 시도하지 않았던 다양한 혁신 상품도 예정돼 있다. 케이뱅크는 하반기 중 핀테크 업체 세틀뱅크와 제휴해 ‘010 가상계좌’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어려운 난수 대신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로 가상계좌를 생성함으로써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금융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카드 결제 대신 가상계좌를 통한 무통장 입금을 선호하는 고객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
고객군별 라이프 사이클을 고려한 목표달성 저축 등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도 개발 중이다.
이밖에 케이뱅크는 하반기 내 고도화된 신용평가모형(CSS)을 적용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을 출시하며 여신 포트폴리오도 다양화할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1일 파킹통장 ‘플러스박스’를 출시한 데 이어 13일 신용대출 상품 3종을 선보이며 영업 정상화를 알렸다. 7월 수신 잔액은 전월 대비 약 4800억 원 늘었으며 여신 잔액은 상품 출시 약 보름 만에 1700억 원 늘었다. 케이뱅크는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하반기 영업을 본격화해 주요 지표를 현재 두 배 이상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문환 케이뱅크 은행장은 “인터넷 은행은 태동기라 할 수 있는 지난 3년여간 본인 인증이나 계좌 개설, 이체 등 은행의 기본적 임무에 대한 비대면화에 집중했다”며 “이제 본격적인 성장기에 들어선 만큼, 당연히 대면으로만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모바일로 쉽고 편하게 해결할 수 있게 하는 비대면 금융의 영역 확장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파트 담보대출을 시작으로 비대면 금융의 영역 확장을 위한 혁신적인 상품 및 서비스를 지속적으로선보일 것”이라며 “주주사와의 시너지를 가속화해 지난 3년여간 이뤄온 주요 성과를 연말까지 두 배 이상 성장시키겠다”고 덧붙였다.
◆ 카카오뱅크, 상반기 당기순이익 453억 원...서민금융 서비스 확대, IPO 준비 지속
지난해 대출연계 서비스, 증권 서비스 등을 통해 흑자전환을 이뤘던 카카오뱅크(대표이사 윤호영)는 비대면 신용대출 시장에서 구축한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실적 견인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1000만 고객을 발판 삼아 서민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고, 지속 성장을 위해 하반기부터는 기업공개(IPO)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카카오뱅크의 계좌 개설 고객은 2019년 말 1134만 명에서 6월말 기준 1254만 명으로 늘었다. 카카오뱅크를 월 1회 이상 접속하는 이용자 수(MAU)는 2019년 12월 1062만 명에서 2020년 6월 1173만 명으로 상승했다.
이 같은 고객 활동성을 바탕으로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순이익 기조를 이어갔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2분기 중 순이익은 268억 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453억 원이다.
상반기 순이익 확대는 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 부분 이익 확대, 제휴 부문의 증권계좌개설 및 신용 카드 모집대행 수수료 수익에 따른 비이자부분의 순손실 규모 축소 영향이 컸다.
MAU 증가와 계좌개설 신규고객 확대 등으로 카카오뱅크의 주요 상품·서비스의 이용자 수 및 이용 실적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6월말 현재 ‘26주적금’의 누적 개설건수는 560만좌가 넘어섰고 ‘내신용정보 서비스의 가입자는 510만 명을 돌파했다. ’모임통장‘ 이용자수는 660만 명에 이른다. 2019년 상반기 55조원이었던 이체금액도 2020년 상반기 100조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6월말 기준 자산규모는 24조4000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원 증가했다. 주력 상품인 신용대출과 전월세보증금 대출 등의 대출 잔액은 상반기 중 14조8800억 원에서 17조6800억 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잇돌대출을 포함한 중금리 대출 공급액은 6600억 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에 이어 올 해에도 중금리 대출 공급액 1조원 달성을 통해 서민금융 서비스 확대를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자본 확충을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는 기업공개(IPO)를 위한 실무적인 준비에 나설 예정”이라며 “카카오뱅크는 모바일에서 완결된 금융서비스를 통해 금융 소비자들의 편익을 확대 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