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30일 전남 무안을 시작으로 이명박 후보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유세에 나섰다.
한나라당의 불모지로 상징성이 강한 호남권을 첫 유세지로 선택한 박 전 대표는 이날 유세에서 "정권이 제대로 하면 선거에서 한번 더 힘을 모아주고, 못하면 심판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라며 "그래야 나라가 바로선다. 잘못해도 심판하지 않으면 누가 책임을 지느냐"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이제는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정권을 교체해 그 책임을 물어주시기 바란다"면서 "이번에 한나라당에 기회를 달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선택해 달라"며 이 후보를 직접 거명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지난 5년간 어떻게 하면 여러분 살림을 펴드릴 수 있을까, 어떻게 이 나라에 희망을 넘칠 수 있을까 많이 준비했다. 우리가 많은 정책이 있음에도 야당인 한계 때문에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면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기회를 주신다면, 잘못된 모든 것을 바로잡고 우리나라를 활력이 넘치는 나라로 만들겠다. 발전하는 호남,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애초 정권교체의 원칙만을 강조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이 후보의 이름을 두번이나 입에 올리며 직접적 지지를 호소한 셈이다. 게다가 전날 BBK 수사결과 발표와 유세 지속 여부를 연계시킬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직후여서 주변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그는 이와 함께 "지난 5년을 어떻게 보냈느냐. 참 힘들었다. 무엇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정권을 보며 어떻게 편할 수 있느냐"면서 "현 정권 들어 지난 5년 동안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에서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뒤로 퇴보했다. 오히려 좌절과 실망만 줬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며 현 정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 후보 경선때 이곳을 방문해 후보가 되면 제일 먼저 호남을 방문하겠다고 했다. 오늘 제가 비록 후보는 되지 않았지만 그때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제일 먼저 찾아왔다"는 인사말로 유세를 시작했으며, 압해대교 건설 및 여수엑스포 유치 등을 거론하며 호남과의 각별한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검은색 바지에 같은 색 패딩점퍼, 흰색 목티 차림의 전형적인 '야외용 복장' 차림이었으며, 표정은 전체적으로 밝았지만 간간이 착잡한 기색을 얼굴에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유세엔 김무성 최고위원을 비롯해 이혜훈, 김재원, 최경환, 유정복, 한선교, 서상기, 송영선, 문희 의원 등 박 전 대표측 캠프에서 활동했던 의원들이 대부분 동행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이날 삼성동 자택 앞에서 일부 지지자들이 지원유세를 막기 위해 세워놓은 차밑에 드러눕는 등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20여 미터를 걸어나와 이혜훈 의원의 차를 타고 공항까지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