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지배구조-건설산업⑦] 대방건설 2세 구찬우 지배력 확고...오너 중심의 폐쇄적 경영 주목
상태바
[지배구조-건설산업⑦] 대방건설 2세 구찬우 지배력 확고...오너 중심의 폐쇄적 경영 주목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1.02.19 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회적으로 기업혁신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그 토대가 되는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관심이 재계 안팎에서 고조되고 있다. 특히 대기업집단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중견기업에 대해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창업자나 오너일가 중심의 경영구조가 뿌리 깊은 제약·바이오와 식품, 건설 등 주요 산업을 대상으로 소유구조를 심층 진단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서울에 본사를 둔 대방건설은 창업주 구교윤 회장이 1991년에 설립한 광제건설을 모태로 한다.

아파트 분양과 공사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으며, 1998년 사명을 대방건설로 변경하고 이듬해 아들 구찬우 대표에 대한 경영권 승계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 구 대표는 2009년 대방건설 대표에 오르면서 경영권 승계를 완료했다.

과거 대방건설은 비상장사로 주요 주주에 대한 공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히 언제부터 구 대표에게 지분 승계가 이뤄졌는지는 알기 힘들다. 2016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부터 구찬우 대표가 71% 지분을 보유했다고 공시되기 시작했다.

대방건설은 구찬우 대표 체제로 전환이 이뤄진 2000년대 들어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렸다.

2000년 15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04년 1000억 원대로 증가했고, 2015년 7000억 원대를 거쳐 2019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대방건설은 주택법 위반, 부실시공, 배당금 챙기기, 내부거래 등으로 구설수에 시달리고 있다.

대방건설은 현재 아파트 브랜드로 아파트 브랜드로 대방노블랜드, 주상복합 및 오피스텔 브랜드로 대방디엠시티를 갖고 있으며 2020년 기준 시공능력평가 순위 27위의 중견건설사다.

◆ 창업 2세 구찬우-구수진 남매, 한 지붕 두 가족 체제 지배구조 갖춰

비상장사인 대방건설그룹 지배구조 정점에는 대방건설과 대방산업개발이 존재한다. 대방건설은 대방주택, 노블랜드, 대방디엠시티 등 19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대방산업개발은 엘리움건설, 디아이주택개발 등 11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창업 2세인 구찬우 대표는 대방건설 지분 71%를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지배구조 한 축의 정점에 위치하고 있다. 대방건설의 나머지 지분은 여동생 구수진 씨의 남편인 윤대인 대방산업개발 대표가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방산업개발은 구수진 씨가 50.01%로 1대주주이고 남편이 대표를 맡고 있다. 나머지 지분 49.99%는 가족관계로 알려진 김보희 씨가 보유했다.

2019년 말 기준 대방건설의 자본총계는 8143억 원, 대방산업개발은 1249억 원이다. 비상장인만큼 순자산인 자본총계로 계산할 경우 윤 대표의 지분가치는 2361억 원이다. 구찬우 대표의 주식가치는 5781억 원, 구수진 씨는 625억 원이다.

◆ 오너 개인회사나 다름없는 지배구조...내부거래 확대, 고배당 실시

구찬우 대표는 2009년, 윤대인 대표는 2008년 각각 대방건설과 대방산업개발 CEO를 맡아 장기 재임 중이다. 대방건설그룹은 대방건설과 대방산업개발 모두 오너 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한 가족회사로 운영되는 구조다.

이 같은 지배구조 하에서 대방건설그룹의 내부거래는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대방건설그룹이 거느리고 있는 대부분의 자회사는 건설과 관련된 시행사다. 시행사들이 토지를 낙찰 받고 대방건설이 시공을 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내부거래를 통해 계열사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구조인데 대방건설은 자산총계가 5조 원을 넘지 않아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도 빠져 있다.

2019년 기준 대방건설이 대방산업개발, 대방하우징, 엔비건설, 대방주택 등 자회사를 통해 거둔 매출은 9278억 원이다. 내부거래비중은 78.8%로 매출의 거의 대부분을 내부거래로 올렸다.

특히 대방건설의 내부거래는 구찬우 대표가 취임한 이후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해 눈길을 끈다.

2000년대 후반 대방건설의 내부거래비중은 5% 미만으로 낮았다. 하지만 2012년 24.9%로 높아졌고, 2016년에는 40%대가 됐다. 2018년과 2019년에는 80% 안팎의 내부거래비중을 기록했다.

대방건설 관계자는 “시행사 주식을 100% 보유해 자체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내부거래 비율이 높다”고 말했다.

내부거래로 매출을 늘리며 영업이익도 크게 증가했는데 수익성이 높아지면서 대방건설의 배당금도 대폭 증가했다. 대방건설은 구 대표 취임 전만해도 배당을 크게 하지 않았다. 2008년, 2009년, 2011년엔 배당을 하지 않았다. 2010년도 33억 원에 그쳤다.

하지만 대방건설은 최근 3년간 매년 200억 원을 배당했다. 2016년 회계연도에도 166억 원을 배당했다. 2017년부터 2019년 회계연도에는 매년 200억 원을 배당했다.

배당성향도 2015년도 6.1%에서 2016년엔 18%, 2019년도엔 15.6%로 높아지는 추세다. 배당금은 전부 오너 일가 차지다. 대방건설은 2019년 임직원 급여총액으로 307억 원을 지급했다. 그 해 오너일가가 챙겨간 배당금이 임직원 총급여의 65% 수준에 달한다.

대방건설 측은 실적에 맞게 배당금을 지급했다는 입장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오너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하지 않은 우미건설이 배당에 상대적으로 인색하다는 사실이다.

대방건설과 시공능력평가순위가 비슷한 우미건설(26위)은 2019년 935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배당은 실시하지 않았다. 우미건설은 최대주주가 우미개발(72.66%)로 오너 일가 지분이 15%가량으로 낮아 대방건설과 지배구조가 다르다. 또 우미개발은 우심홀딩스가 최대주주로 있어 우미건설이 배당을 해도 오너 일가의 주머니로 직접 흘러들어가는 현금은 많지 않은 구조다.

구수진 씨가 장악하고 있는 대방산업개발은 실적 악화에 시달리면서 최근 배당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방산업개발은 2018년 2142억 원에 달하던 매출이 2019년 546억 원으로 급감하면서 영업이익도 733억 원 흑자에서 35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2018년 회계연도에는 10억 원을 배당했으나 2019년에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대방건설 구찬우 대표
대방건설 구찬우 대표

◆ 잦은 구설수에 미분양 잇따르며 구찬우 리더십 흔들

대방건설의 2019년 감사보고서 차입금현황을 살펴보면 구찬우 대표와 윤대인 대표의 개인자금 78억 원과 8억5000만 원이 단기차입금으로 납입돼 있다. 눈여겨 볼 점은 이자율인 4.6%로 높다는 것. 오너 일가뿐 아니라 대방산업개발, 대방이엔씨 등 자회사의 자금도 4.6% 이자를 받고 대방건설에 자금을 대여했다.

같은 단기차입금이지만 국민은행(3.38%), 농협은행(3.12%), 산업은행(2.76%) 등과 비교하면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오너 일가가 대방건설에 단기차입금을 빌려준 것은 2016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구 대표가 40억 원, 윤 대표가 19억 원을 빌려줬는데 이 역시 이자율은 4.6%다.

배당금으로 받은 돈을 회사에 빌려주고 높은 이자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챙긴 셈이다.

대방건설 측은 “특수관계자 자금 대여 시 상증세법상 적정이자율이 4.6%”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증여세가 과세되기 때문에 시중에 비해 높은 금리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아파트 분양과 관련해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구찬우 대표의 리더십에도 흠집이 가고 있다.

대방건설은 지난해 꼼수분양 논란에 휘말리며 구 대표가 주택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발돼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되며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대방건설이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 공급한 ‘검단2차 노블랜드 에듀포레힐’ 단지에서 일부 계약자에게만 무상옵션 혜택을 제공한 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대방건설은 “고객들에게 사전에 충분히 고지하고 분양계약을 체결했던 사항으로 사건 조사 시 충분히 소명했다”며 “지난해 5월 의정부지방검찰청에서 최종 무혐의 처분으로 종결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2019년에는 검단신도시 대방노블랜드, 송도국제도시 대방디엠시티, 양주옥정2차 노블랜드 프레스티지 등 분양에 나선 단지 대부분이 미분양 되는 굴욕도 겪었다. 2014년 골프단을 창단하고, 2016년에는 유명 배우 한효주를 모델로 앞세워 TV CF 광고에 나서며 마케팅에 힘준 것에 비춰 뼈아픈 결과다.

아파트 입주민과의 하자보수, 부실시공과 연관된 소송도 잇달았다.

지난 2018년 마곡 대방디엠시티 오피스텔은 상가 소유자 44명은 시행사 대방디엠시티를 상대로 12억8300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분양계약서상 입점예정일은 2016년 11월이지만 공사지연으로 2017년 5월 이후에야 가능했다는 이유다.

같은 해 전주 효천 대방노블랜드 에코파크의 경우 시행사 엔비건설이 미계약분 선착순 분양에서 시스템에어컨, 발코니 확장 등 유상옵션을 함께 선택하도록 안내한 행위가 불법으로 지적돼 검찰 고발당하기도 했다.

2017년에는 화성시 송산신도시 대방노블랜드 2·3차 프리미엄 아파트(총 1298가구) 분양률이 조저하자 안심금리제도(대출금리가 중도금대출금리를 초과하면 회사가 추가 이자액을 부담)를 도입하면서 자사만의 특화된 보장제도라며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가 하루 만에 기존 계약자는 적용받을 수 없다고 말을 바꿔 빈축을 샀다.

2014년 SH공사로부터 매입한 은평뉴타운 기자촌 3-14블럭은 은평구와 건축심의 갈등으로 아직까지 공공주택 사업진행을 시작하지 못하면서 100억 원대의 사업지연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구찬우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지배구조가 공고한 가운데 자녀들에 대한 승계는 구체적인 윤곽이 잡혀 있지 않은 상황이다.

대방건설 관계자는 "자녀들은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며 3세 승계를 거론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