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중에서 눈여겨볼 차는 SM6다. SM6는 국내에서 기획되고 생산되는 국산차지만 그 바탕에는 르노의 헤리티지가 담겨있다. SM6는 유럽에서 르노 탈리스만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지난 2015년부터 르노와 닛산이 공동 개발한 CMF CD 플랫폼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탈리스만 전까지 르노에서 D 세그먼트 패밀리 세단의 역할을 톡톡히 맡았던 라구나(Laguna)보다 더 크고 무게 중심을 낮게 만들었다. 중형 세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디자인과 편의 기능에 좀 더 초점을 두었다.

르노삼성은 지난 7월 SM6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TCe 300 엔진을 선보였다. TCe 300은 르노그룹의 고성능 브랜드 알핀(Alpine)과 르노 R.S. 모델에 탑재되는 엔진으로, 최고출력 225마력, 최대토크 30.6㎏∙m의 높은 파워를 자랑한다. 이 엔진은 2,000~4,800rpm에 이르는 넓은 구간에서 최대토크가 뿜어져 나와 일상에서 짜릿한 운전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빠른 응답성을 자랑하는 게트락(GETRAG)의 7단 습식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엔진의 동력을 주저하지 않고 바퀴에 전달한다.
‘알핀’은 국내에 낯선 브랜드지만 과거 유럽 모터스포츠에선 전설적인 기록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알핀은 1955년 프랑스 북부 디에프라는 도시에서 르노의 자동차 딜러 장 리델리가 설립한 스포츠카 브랜드다.
실제 카레이서이기도 했던 장 리델리는 이에 앞서 르노 4CV를 개조해 밀레 밀리아(Mille Miglia), 알프스 쿠페 랠리(Coupe des Alpes) 등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Coupe des Alpes’의 우승을 기리는 의미로 ‘알핀(Alpine)’으로 브랜드 이름을 지었다.
알핀은 리델리가 독자적으로 만든 스포츠카 브랜드지만, 일찍이 르노와 긴밀하게 협업했다. 1962년 르노가 R8 세단을 개발할 때 알핀이 섀시를 만들기도 했다. 알핀은 이후 1963년부터 1978년까지 르망 24 경주에서 11차례 출전하며 수많은 우승을 거두었다.
1971년엔 르노 16을 베이스로 한 엔진으로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우승과 2위, 4위를 기록했다. 1973년엔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에서 초대 우승을 거머쥐는 동시에 상위 6대 차 중 5대가 알핀 차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여름에 국내에 출시한 SM6 TCe 300에는 ‘부분변경’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알핀에 들어가는 그 엔진이 탑재된 것이다. 이는 최근에 출시된 쏘나타 N 라인과 내년에 나올 K5 GT보다 매우 빠른 걸음으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보인다.
르노삼성자동차 관계자는 “많은 운전자가 유럽 모터스포츠의 살아있는 전설인 알핀(Alpine)의 감성과 운전 재미를 SM6를 통해 경험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