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새 5천원권 2장을 연결한 은행권 판매에 들어간 4일 판매처인 한은 화폐금융박물관 앞에는 '좋은' 번호를 구입하려는 화폐 수집가들로 한 때 장사진을 이뤘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두터운 옷으로 무장한 100여명이 일찌감치 길게 줄을 서며 판매 개시를 기다렸다.
한은은 5천원권 연결형 지폐의 일련번호 1번부터 100번까지 100세트(AA9000001A-AA9000100A)는 화폐금융박물관에 전시하고, 101번부터 1천번까지 900세트(AA9000101A-AA9001000A)는 인터넷 경매를 통해 판매해 수익금을 불우이웃돕기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날 박물관과 인터넷을 통해 판매된 화폐는 나머지 4만9천세트(세트당 1만5천500원)로, 이 가운데 가장 첫 번호인 'AA9002001A' 화폐는 전날 밤 12시부터 줄을 서 10시간을 기다린 장모(40.인터넷쇼핑몰 운영)씨 부부에게 돌아갔다.
인터넷 화폐 수집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장씨는 "기다린 보람이 있다"며 흐뭇해했다.
거꾸로 읽어도 번호가 같아 화폐 수집가들 사이에서 소장 가치가 있는 번호로 평가받는'AA9002009A'는 허모(31.자영업)씨가 구입해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한편 한은이 연결형 지폐의 경우 화폐 번호 순서 대로가 아닌 무작위로 판매한다고 밝히면서 앞 번호를 구입하기 위해 오랜 시간 기다린 사람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소동도 한때 빚어졌다.
이에 따라 한은은 앞번호 10세트만 선착순 판매하고, 나머지 화폐는 무작위 판매에 들어갔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초 1만원권과 1천원권 신권을 화폐 번호 순으로 판매했을 때 판매 개시일 며칠 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많은 부작용이 있었다"면서 "인터넷을 통해서도 판매되기 때문에 번호를 순차적으로 판매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