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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사이트서 만나 "죽느니 한탕하자" 강도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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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사이트서 만나 "죽느니 한탕하자" 강도짓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12.0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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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자살사이트에서 만난 일당들이 강도 짓을 벌이다 결국 철창신세를 지게됐다.

   대학을 졸업한 뒤 직장을 얻지 못한 채 실업자로 지내던 김 모(26)씨는 지난 9월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로 마음먹고 인터넷 자살사이트에 가입했다.
   김 씨는 자살사이트 게시판에 쓴 '함께 하실 분 연락주세요'라는 글을 올렸고, 이 글을 읽은 이 모(29)씨와 임 모(30)씨가 연락을 취해왔다. 이 씨와 임 씨도 각각 사업 실패 등으로 자살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

   이들은 동반자살을 결행하기 위해 지난 10월 중순 술과 수면제 등을 갖고 전북 전주시 덕진구 이 씨의 집으로 모여들었다.

   그러나 김 씨가 "우리 '죽을 용기'가 있으면 같이 한탕해서 빚이나 좀 갚아보자"고 제안했고, 차마 용기가 없어 자살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던 이 씨와 임 씨는 기다렸다는 듯 김 씨의 말에 동의하고 강도를 모의한 뒤 일단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보름 뒤 전주에서 다시 만난 이들은 렌터카와 흉기 2점, 청테이프, 모자, 마스크 등을 구입하는 등 범행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첫 범행대상을 물색하기 위해 서울로 향했다.

   이들은 서울에서도 부유층이 주거하는 강남구 일원에서 며칠간 범행대상을 찾아다녔으나 사람이 너무 많아 실패하고, 지난달 10일 밤 늦게 대전으로 향했다.

   대전에서도 힘이 약한 부녀자들을 중심으로 범행 대상을 물색하던 일당은 마침내 11일 오전 1시께 유성구 인근 주택가에서 주차하던 여대생 박 모(24)씨를 발견, 범행 모의 후 한달여만에 실행에 옮겼다.

   이들은 박씨로부터 13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은 뒤 자신들의 차를 타고 달아났으나 폐쇄회로(CC) TV화면과 통화기록 등을 토대로 이들의 신원을 파악한 경찰에 의해 범행 한달만에 꼬리를 잡히고 말았다.

   이씨는 경찰에서 "컴퓨터그래픽 디자인 사업을 하다 사기를 당해 빚을 지게 됐다"며 "빚을 갚으려고 '한번'만 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경찰관계자는 "일당중에는 서울의 유명 사립대학을 졸업한 용의자도 있었다"며 "이들은 주유소 종업원, 자장면 배달부 등으로 일하면서도 궁핍한 생활을 면하지 못하자 자포자기 심정으로 범행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5일 이들을 강제로 돈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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