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간 인터넷 선거전은 지난 16대 대선부터 이미 본격화됐지만 이번 대선 들어선 주요 후보의 배우자들까지 홈페이지나 블로그, UCC(사용자제작물) 등을 보유하고 적극적인 사이버 홍보를 펼치고 있는 것.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후보의 부인 민혜경씨는 정 후보의 공식선거운동 돌입에 즈음해 '민혜경의 행복일기'(happymom.or.kr)라는 미니홈피를 개설, 거의 매일 그날의 활동과 소회 등을 풀어내며 네티즌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행복배달부' 2호이기도 한 민씨는 '가족행복'이라는 정 후보의 모토에 따라 사이버 공간에서도 섬김과 돌봄의 이미지를 강조하며 '넷심'을 자극하는 감성전략을 펼치고 있다.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 활동상을 알리는데도 적극적이다.
후보 부인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은 지지도를 받는 등 이미지가 좋다는 점 때문에 신당에서도 후보 부인 띄우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UCC 전문사이트인 '판도라 TV'에는 손수 청국장을 만들어 어려운 이웃에 전달하는 모습, 다른 후보 부인들과 노래하는 모습과 찬조연설에 나섰던 모습 등 3개의 UCC를 올려 네티즌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부인인 김윤옥씨는 지난 2월부터 네이버에 '가회동 이야기'란 이름의 블로그를 운영해오고 있다. 지난 8월 이 후보가 한나라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후에는 하루 방문자 수가 1천명에 육박할 만큼 꽤 인기를 끌고있다.
블로그에는 이 후보의 건강 유지를 위해 개발한 '건강요리법'과 선거운동 과정에서의 일화 등이 동영상, 사진 등과 함께 소개돼 있다. 특히 젊은 주부들이 김씨의 '레시피'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직접 문의를 해온다고 한다.
김씨는 '판도라TV'에서 대선후보 부인들을 대상으로 기획한 '만원의 만찬' 코너에도 출연, 특기인 파전 요리를 선보여 '뒤집기 부인'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현재까지 136만여명이 '뒤집기 부인 UCC'를 클릭한 것으로 집계돼 민혜경씨의 UCC(48만여명)를 따돌리고 1위를 달리고 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부인 강지연씨는 네이버와 다음에 개설한 블로그에 자신의 선거 운동 장면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판도라 TV에 올려진 강씨의 '만원의 만찬' UCC는 한때 이 사이트의 베스트UCC 3위까지 올랐다.
강씨는 특히 대선 막판 비장의 무기로 UCC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5일 시작한 전국 순회에서 여성 비정규직, 여성 농민 등과 만나 이들의 고충을 듣고 쉽고 재미있게 해결책을 제시하는 '카운셀러'의 모습을 UCC로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무소속 이회창 후보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의 부인은 '조용한 내조'를 지향하는 만큼 별도로 인터넷상의 활동은 하지 않고 있고, 민주당 이인제 후보의 부인도 별도의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갖지않은 채 UCC사이트 등에서 요구하는 인터뷰 등에만 응하고 있다.
이회창 후보의 부인인 한인옥 씨는 공식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을 운영하지 않는 것은 물론 이 후보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한씨의 글이나 한씨를 소개하는 코너가 없다.
캠프 관계자는 "이 후보 부인은 외부활동 마저 자제할 만큼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소리 없는 내조를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인제 후보의 부인 김은숙씨는 사이버상의 활동 대신 '부지런한 대선후보 부인'을 슬로건으로 지원 유세에 주력하고 있고, 문국현 후보의 부인 박수애씨의 경우 남편의 공식 홈페이지에 올려진 검소하고 소탈한 모습의 사진이 지지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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