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9월 K-1월드GP 16강에서 밴너와 처음 맞붙어 연장 접전 끝에 판정패했던 최홍만은 그 때 수모를 1년3개월 만에 되갚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셈.
최홍만은 "밴너를 이기는 것은 내 사명이다. KO로 꺾고 싶다"면서 강한 승리욕을 나타내고 있다. 또 지금까지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나서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그동안 최홍만은 큰 키(218cm)를 활용해 상대가 공격해 들어올 경우 역습을 하거나 기회가 날 때 적극 공략에 나서는 아웃복싱을 구사해왔다.
그러나 오사카 정도회관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최홍만은 체력 강화에 몰두하면서 긴 다리를 이용한 니킥과 미들킥으로 저돌적으로 공격하는 훈련을 반복해 왔다.
최홍만은 또 생애 처음으로 K-1 결승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
최홍만이 밴너를 이긴다면 세미 쉴트(34.네덜란드)와 글라우베 베이토자(34.브라질) 8강전 승자와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2년 연속 K-1 챔피언을 차지한 쉴트의 우세가 유력한 데 최홍만은 지난 해 6월 슈퍼파이트에서 그와 한 차례 맞붙어 이긴 적이 있어 자신감이 넘친다.
당시 최홍만은 정확하고 타점 높은 복싱 기술과 치고 빠지는 노련미를 앞세워 212cm, 130kg의 체격 조건에 강력한 하이킥을 자랑했던 최강 쉴트를 상대로 2-1 판정승을 거뒀다.
쉴트를 다시 꺾을 경우 최홍만은 K-1 최고의 파이터로서 입지를 굳히는 동시에 처음으로 결승까지 오르는 영예도 얻게 된다. 최홍만의 가장 좋은 성적은 K-1 데뷔해인 2005년 16강 토너먼트에서 밥 샵(미국)을 누르고 진출한 8강이었다.
최홍만은 일단 이번 8강에서 맞붙는 밴너의 벽을 먼저 넘어야 한다. 밴너는 최홍만이 이전부터 재대결을 원했던 상대지만 만만치 않은 파이터다.
190㎝,120㎏인 그는 어떤 상대도 강력한 한방에 보낼 수 있는 강펀치를 소유한 데다 맷집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태권 파이터' 박용수도 1회 54초 만에 오른 손 훅 한방으로 가볍게 KO로 제압하기도 한 밴너는 1995년 월드그랑프리에서 준우승한 데 이어 1999년 3위, 2000년 나고야대회에서는 정상에 올랐다.
김대환 K-1 해설위원은 "최홍만이 큰 체격을 앞세워 계속해서 밀어붙이고 니킥을 효과적으로 구사하면 밴너를 판정으로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거라 본다. 올해 밴너의 기량도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면서도 "쉴트를 이기기는 쉽지 않아 결승 진출까지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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