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개월간 20여개 업체가 400개가량의 제품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가격이 오를 때마다 고지하는 게 아니어서 슬그머니 인상한 경우까지 감안하면 가격 인상 규모는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인상폭은 몇 백 원에서 천 원을 웃도는 수준이지만 구매빈도가 잦은 상품들이다 보니 물가 상승에 대한 소비자 부담은 높은 편이다.
업계에서는 쌀, 대두, 밀과 같은 원재료 상승 등 요인으로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인데 여전히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올 한해 가격 상승 이슈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올해 들어 가격 인상 사실이 공개된 품목을 조사한 결과 20여개사의 400여개 제품의 가격이 올랐다. 가격을 내린 제품은 롯데칠성음료의 팜앤홈·칸타타 브랜드 2종에 불과했다.
한국코카콜라는 편의점용 코카콜라, 씨그램 등 가격을 7% 인상했고 롯데칠성음료도 칠성사이다 등 14개 브랜드를 7% 올렸다. 동아오츠카는 포카리스웨트와 데미소다 등 대표제품을 14% 올리며 가격 인상에 합류했다. 해태htb의 평창수, 갈아만든 배도 8% 비싸졌다.
국내 즉석밥 시장점유율 1위인 CJ제일제당 ‘햇반’도 2월 말부터 17종 가격을 100원(6~7%)가량 인상했다. 오뚜기도 즉석밥인 ‘오뚜기밥’ 가격을 7~9% 올렸고 동원F&B '쎈쿡' 7종도 11% 비싸졌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국내 쌀 생산량이 350만7000톤으로 전년보다 6% 이상 감소하며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는 입장이다. 오뚜기는 가격인상이 아닌 할인폭 조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장류와 통조림, 두부 등 필수 먹거리도 가격이 올랐다.
샘표식품은 깻잎 등 통조림 반찬 제품 12종을 평균 35% 인상했으며, 동원F&B도 꽁치, 고등어 통조림 제품 값을 각각 13%, 16% 올렸다. 풀무원도 두부와 콩나물 가격을 10~14% 가량 인상했다.
햄버거 업체들도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섰다.
롯데리아가 2월부터 버거 13종을 비롯해 총 25종의 판매가를 평균 1.5% 수준으로 올린 데 이어 맥도날드가 2월25일부터 버거류 11종을 포함해 총 30품목을 최소 100원에서 300원(평균 2.8%) 인상했다. 버거킹은 3월12일부터 버거류 9종을 포함해 총 17종을 평균 1.2% 인상했다.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은 가격 인상에 대해 농산물 등 원재료 가격이 급증했고 인건비 등 제반비용 부담이 가중되며 불가피하게 내린 결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고객 부담을 줄이고자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했고 다양한 할인정책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SPC그룹은 SPC삼립과 파리바게뜨의 가격을 인상했다. 파리바게뜨는 2년여 만인 2월19일부터 총 660개 품목 중 약 14.4%에 해당하는 95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5.6% 인상했다. SPC삼립의 양산빵 20여 종 가격도 100원~200원씩 비싸졌다. 앞서 지난 1월 CJ푸드빌의 뚜레쥬르도 빵 등 90여 종의 가격을 평균 9% 올렸다.
피자헛과 도미노피자도 각각 주요 제품들을 2.9~14%가량 가격을 올렸다.
피자헛은 지난 1월 '치즈포켓 엣지’, ‘블랙 알리오 엣지’ 미디엄 사이즈 가격을 600원, 라지 사이즈는 1000원 올렸다. ‘서프라이즈 콤보세트’와 ‘해피 콤보세트’도 1000원씩 인상했다.
도미노피자도 3월5일부터 직화 스테이크 피자 등 피자 4종의 가격이 1000원 더 비싸졌다. 도미노치즈 100g·50g 2종 가격도 각 500원씩 인상됐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원료로 많이 쓰이는 대두 등 여러 원재료 가격이 세계적으로 안정되지 않고 인상되는 추세가 가격 인상의 가장 큰 요인"이라며 "이외에 부수적으로 인건비 등 비용 상승이 누적되며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