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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 바뀐 지방은행장들 숙제는?...부산·경남은행 '실적반등', 전북은행 '디지털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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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 바뀐 지방은행장들 숙제는?...부산·경남은행 '실적반등', 전북은행 '디지털 금융'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1.03.2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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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 지방은행 가운데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전북은행이 올해초 은행장 교체를 단행하면서 새 행장들이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 지 주목된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내부인사를 새 은행장으로 선임해 조직의 연속성을 지키면서 실적 반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고, 디지털금융전문가를 발탁한 전북은행은 미래사업 강화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6대 지방은행 중에서 무려 5곳이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걸쳐 은행장 임기가 끝났다. 이 가운데 광주은행(행장 송종욱)과 제주은행(행장 서현주)을 제외한 3곳이 은행장을 교체했다. BNK금융지주 계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안감찬 행장과 최홍영 행장을 선임했고, JB금융지주 계열 전북은행은 서한국 행장 내정자를 선택했다. 
 

▲ (왼쪽부터) 안감찬 부산은행장, 최홍영 경남은행장, 서한국 전북은행장 내정자
▲ (왼쪽부터) 안감찬 부산은행장, 최홍영 경남은행장, 서한국 전북은행장 내정자

◆ 수익성 악화 부산·경남은행... 은행 출신 내부승진으로 '쇄신 속 안정' 선택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나란히 내부 출신 인사를 신임 은행장으로 선임했다. 부산은행은 부산대 출신으로 부산은행에서만 줄곧 근무했던 안감찬 부행장, 경남은행도 울산대 출신으로 커리어 대부분을 경남은행에서 보낸 최홍영 부행장을 은행장으로 선임했다. 

두 은행은 행장이 바뀌었지만, 전임자들처럼 내부 출신을 새 행장으로 선임하면서 일단 안정적인 경영기조를 이어가게 되었다. 

신임 행장들이 당면한 과제는 단연코 실적 반등이다. 지방은행 중 수익성이 가장 높은 부산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17.7% 감소한 3085억 원에 그치며 어려움을 겪었다. 

부산은행은 지난해 희망퇴직비용(421억 원)과 같은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고도 코로나19로 인한 지역경기 침체로 인한 대출영업 부진, 부실채권 증가 등의 영향을 받아 수익성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경남은행은 수익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았지만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은 마찬가지다. 경남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9.4% 감소한 1646억 원에 그쳤다. 경남은행 역시 지난해 희망퇴직비용(311억 원)과 코로나19 여파를 피하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줄었다. 

특히 경남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중소기업 원화대출 비중이 60.4%에 달해 향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대출 부실 리스크 발생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수익성 향상과 리스크 관리 강화가 올해 최대 경영목표인 셈이다. 

두 행장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역량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안감찬 행장과 최홍영 행장 모두 직전까지 각 은행의 여신지원본부장을 역임했는데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여신업무 책임자였다는 점에서 당면 과제인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위기 관리 능력이 발휘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최홍영 경남은행장은 소비자보호본부장을 역임한 이력도 눈에 띈다.

두 행장 모두 지난해 유일한 부행장으로서 2인자 역할을 했을 정도로 은행 내 입지가 탄탄하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 중 하나다. 갑작스러운 은행장 교체로 어수선할 수 있는 은행 분위기를 안정적으로 이끌 것으로 은행 측은 기대하고 있다. 

◆ 디지털 전문가 내정한 전북은행.. 새로운 먹거리 발굴?

전북은행도 지난 6년 간 경영실적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진출 등 성과를 거둔 임용택 행장을 뒤로 하고 서한국 수석부행장을 차기 행장으로 내정했다. 서 행장은 지난해 영업전략·디지털본부장을 역임한 디지털 금융 전문가로 알려져있다. 

전북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13.3% 증가한 1241억 원으로 지방은행 6곳 중에서 유일하게 전년 대비 순이익이 증가해 주목 받았다. 소멸시효완성예금이 적립되면서 일회성 이익 349억 원이 반영된 결과이긴 했지만 플러스 성장을 하며 안정적인 기조를 이어갔다. 

그러나 성과를 거둔 장수 CEO 임용택 행장 대신 서 행장을 은행장으로 내정하며 디지털 금융 확대를 통한 먹거리 확보의 특명을 부여했다. 

이는 다른 지방은행보다 디지털 금융 영역에서 성과가 더딘 전북은행의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부산·경남은행(썸뱅크)과 대구은행(IM뱅크)는 일찌감치 디지털 강화 전략을 펼치며 모바일 뱅킹 시장에서 자리잡고 있지만 전북은행은 지난 2016년 런칭한 '뉴스마트뱅킹'이 아직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시중은행에 비해 고객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은행은 영업환경에서 시공간을 초월할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강력한 경쟁 상대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다수 지방은행들은 맞대응하기 위한 디지털 전략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 행장 내정자가 디지털본부장이었던 지난해 전북은행은 디지털 금융 관련 눈에 띄는 활동을 진행했다. 챗봇 전문 솔루션 회사인 인라이플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인공지능(AI) 기반 고객 응대 서비스 개발과 빅데이터 교류를 시도했고 로봇프로세스 자동화(RPA) 기술을 은행권 최초로 적용한 '로봇점포'를 도입하기도 했다. 

상품쪽에서도 비대면·디지털 특화 카드인 '퍼스트 링크 온'과 금융 플랫폼 업체 및 광고 채널과 연계해 중·서민을 위한 비대면 전용 신상품 'JB 위풍당당 중금리 대출'을 선보였다. '마이데이터 사업'에서도 그룹 계열사인 광주은행, JB우리캐피탈 등과 마이데이터 실증 사업을 준비 중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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