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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막아놨는데....벤츠, BMW등 수입차 인증 중고차 시장 3만대로 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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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막아놨는데....벤츠, BMW등 수입차 인증 중고차 시장 3만대로 급성장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1.04.28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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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와 벤츠 등 수입차 브랜들의 인증 중고차 시장 규모가 지난해 3만대를 넘어서며 급성장 추세다. 품질에 대한 신뢰와 신차에 버금가는 무상보증 서비스 등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인증 중고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현대차는 중고차 딜러들의 반대에 부딪혀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신구 사업자간 이해관계 충돌이 아니라 소비자 편익의 입장에서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8일 중고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인증 중고차 판매량은 3만 여대를 웃돌며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했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작한 BMW가 9431대로 가장 많이 판매했고 메르세데스-벤츠가 7750대로 뒤를 잇는다. 아우디가 4425대로 3위다. 

중고차 시장은 수입차 신차 판매량 규모에 정비례하는데 인증 중고차 역시 비슷한 흐름인 셈이다. 

이어 폭스바겐이 2657대, 재규어랜드로버(1758대), 렉서스(1148대) 등도 1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증가율로만 보면 주요 업체 중 BMW를 제외한 대부분 브랜드가 성장세다. 폭스바겐은 200%가 넘었다. 후발주자로 2018년에서야 이 시장에 뛰어든 볼보도 지난해 633대를 판매하며 빠르게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올해는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등록된 수입차 중 인증 중고차 매장을 운영 중인 곳이 18곳으로 늘면서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BMW와 벤츠는 이미 1분기 각각 3031대, 2200대를 판매했는데 이 흐름대로라면 전년보다 많은 판매량이 가능하다.

브랜드 인증 중고차 시장은 장점이 뚜렷하다. 유통 단계와 사고 여부를 정확히 알 수 있고, 사기나 ‘미끼’ 차량에 대한 우려가 적다. 또 각 사마다 백여 가지가 넘는 엄격한 검사를 마치기 때문에 품질도 믿을 수 있다. 무상 보증까지 가능하다.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이유다. 

여기에 전시장 운영과 함께 중고차 판매 플랫폼 엔카와 케이카에도 입점하면서 판매 루트를 다양화하고 있다. 향후 발전 가능성은 더 커지는 셈이다.

반면 국산차인 현대차의 시장 진출은 기존 중고차 업계의 받대에 부딪혀 한걸음도 못나가고 있다. 지난해 중고차 매매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이 만료되면서 현대차의 시장 진출은 제도적으로는 걸림돌이 없다.  

지난달 정부에서 현대차와 중고차 업체간 ‘중고차 상생협력위원회’ 발족식도 추진했지만 중고차 업계의 불참으로 무기한 연기된 바 있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22일 “중고차 업계가 비타협적으로만 나온다고 해서 현대차의 시장 진출이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새롭게 조합 대표자가 선정됐으니 이야기를 다시 해봐야 한다”고 조만간 대화 테이블을 만들 것임을 시사했다.

소비자들은 브랜드의 시장 진출을 강력하게 원하고 있다. 지난 22일 자동차소비자위원회가 실시한 '중고차시장 완성차업체 진입 관련 소비자 설문결과'에서 10명 중 8명이 중고차 시장을 혼탁·낙후됐다고 평가하면서 이 중 7명은 완성차 업체 시장 진출을 원한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전문가 집단 25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 관련 설문조사에서도 79.9%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최근 소비자들의 소득 향상에 따라 중고차 시장도 차별화와 고급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과 수입차와의 역차별도 조속히 해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고차 업체들이 대기업의 시장 진출을 막는 동안 소비자 피해만 늘어났기 때문에 현대차의 시장 진출을 막을 명분이 없다”면서 “정부도 노력해야 한다. 매매업자들의 허위매물이나 기록부 부실 발행 등을 강력히 단속하는 한편 기존 업체의 과도한 위축을 줄일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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