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집 문의하면 "이미 계약됐다"...직방·다방 허위매물 기승, 중고차 데자뷰?
상태바
괜찮은 집 문의하면 "이미 계약됐다"...직방·다방 허위매물 기승, 중고차 데자뷰?
'신고 보상' 등 대책도 유명무실...조건 까다로워
  • 김승직 기자 csksj0101@csnews.co.kr
  • 승인 2021.06.11 07: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주시 광산구에 사는 이 모(남)씨는 6월 초 직방 앱을 통해 집을 알아보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직방에 올라온 빌라를 계약하려 했지만 담당 부동산에서 “세입자가 이사를 가지 않겠다고 해 계약이 어렵다. 대신 다른 매물을 보여주겠다”며 매물을 철회했다. 허위매물이었다고 생각한 이 씨는 건물주를 수소문해 연락했고 "조만간 건물을 통째로 매매할 예정이어서 부동산에 월세를 내놓은 적이 없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이 씨에 따르면 직방 측에 허위매물로 신고했지만 “보상 대상이 아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씨는 “허위매물이 분명한데도 직방은 ‘헛걸음 항목에 속하지 않는다’며 보상을 거부했다”며 “직방은 말로만 허위매물 근절을 외치고 실제로는 미온적인 대처로 허위매물을 방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 서울 광진구에 사는 최 모(여)씨는 지난 3월 다방 앱을 통해 집을 구하면서 허위매물로 골치를 앓았다. 위치가 좋고 가격이 합리적인 매물을 보유한 부동산에 전화하면 이미 판매됐다는 답변을 받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약이 완료됐다는 매물도 계속 노출되는 상태였다. 최 씨가 실제 계약할 당시에도 이해하기 힘든 일이 생겼다. 최 씨가 매물을 보고 연락한 부동산이 아닌 다른 부동산을 통해 계약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당장 문제가 없어 계약을 진행했지만 찜찜했다고. 최 씨는 “매물을 등록해 놓은 부동산과 실제 계약한 부동산이 달라 혼란스러웠다”며 “매물을 살펴보는 과정이나 계약 내용에 문제가 없어 넘어가긴 했지만 결국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가 아니냐”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과 다방의 허위 매물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직방과 다방에서 허위 매물을 근절하고자 운영중인 '신고 보상' 제도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신고해도 여러 조건을 부합하지 못해 보상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주장이다.

직방과 다방은 허위매물 피해를 줄이기 위해 ‘헛걸음 보상제’, ‘허위매물 ZERO’ 등 신고보상책을 운영하고 있다. 두 회사는 허위매물 신고가 누적된 공인중개사를 앱에서 퇴출하고 사업자등록증을 배제해 재가입을 막고 있다. 

직방은 '헛걸음 보상제'를 운영하며 허위매물로 피해를 입었을 경우 신고하면 현금 3만 원과 선물을 제공하고 있다. 보상 받으려면 ▲통화목록 캡처 ▲중개사 명함(선택사항) ▲실제 매물 사진(선택사항) 등이 필요하다.

다방이 운영하는 ‘허위매물 ZERO’는 앱 상에서 신고버튼을 눌러 가격·사진·위치·옵션 등의 정보가 사실과 다르거나 이미 계약 완료된 허위매물을 신고하는 식이다. 허위매물로 밝혀질 경우 신고자에게 기프티콘을 제공한다.

하지만 위 사례처럼 자료를 제출하고 신고해도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보상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직방, 다방의 허위매물 신고보상 페이지 화면
▲직방, 다방의 허위매물 신고보상 페이지 화면

직방 관계자는 “헛걸음 보상제는 말 그대로 허위매물뿐 아니라 이용자가 헛걸음하는 모든 경우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는 제도로 보상에 대한 내부정책이 마련돼 있다"며 "예컨대 이용자가 현장으로 출발하기 전 부동산이 해당 매물이 계약이 어렵다고 미리 안내하면 대상에서 제외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씨의 경우 출발하기 전 ‘해당 매물은 계약이 어렵다’고 안내한 게 확인돼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라며 “이 씨는 4~5개 매물에 대한 헛걸음 보상신청을 했는데 상담 당시 허위매물이라고 언급한 매물과 실제 신고한 매물이 달라 정확한 상황 파악이 어려웠고 이를 안내하는 과정에서도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헛걸음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피해 발생 후 3일 안에 민원을 제기해야 하는데 이 씨는 신고 시점이 늦기도 했고 이미 광고가 내려간 매물도 있어 정확한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씨는 “여러 매물을 신고했지만 이 매물은 현장에 방문한 후 계약이 어렵다는 것을 안내 받은 게 확실하다”며 “당장 계약이 어렵다는 매물이 왜 아직도 앱에서 노출되고 있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다방 관계자는 “신고보상제 도입 후 10%가량 감소하는 효과를 봤다”며 “허위매물 신고가 누적된 업체는 앱에서 퇴출하는데 사업자등록증을 아예 배제하기 때문에 새로 사업자등록증을 발급하지 않는 이상 재가입이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

매물을 올려놓은 부동산과 실제 계약한 부동산이 다른 경우와 관련해선 “한 가지 매물을 여러 공인중개사가 공유하는 것은 불법으로 퇴출 대상이지만 집주인이 여러 부동산에 매물을 올려놓은 경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공인중개사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공인중개사들끼리도 허위매물을 많이 신고하는데 공인중개사는 광고주나 다름없다 보니 조치가 즉각적으로 이뤄지는 느낌은 아니다”라며 “직방·다방은 허위매물이 없는 공인중개사를 상단으로 올리는데 하단으로 밀려난 공인중개사들은 노출을 위해 허위매물을 더 많이 활용하는 악순환에 빠지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승직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