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개봉만으로는 상품 가치가 훼손됐다고 보기 어려워 무조건적인 반품 제한은 소비자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 다만 사전 고지가 있었다면 비용 부담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경북에 사는 석 모(남)씨는 온라인 쇼핑몰 A업체에서 골프 드라이버를 약 50만 원에 구매했다. 포장을 개봉하고 보니 드라이버가 당초 기대와 달라 업체에 반품 신청하며 다른 제품으로 교환을 요청했다.
그러나 업체에서는 이미 '비닐 포장을 개봉했다'는 이유로 환불을 거부했다. 판매 페이지에 '포장(비닐) 개봉시 반품 불가'라는 문구를 명시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석 씨는 "비닐을 벗겨 봐야 드라이버 상태를 알 수 있지 않겠나"라며 "포장을 개봉했다고 반품 불가라는 주장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경우 석 씨는 업체에 무상 반품을 요구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단순히 비닐 포장을 개봉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제품 가치가 하락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를 이유로 무조건 반품을 제한하는 것은 소비자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행위다.
다만 판매 페이지에 '포장 비닐 개봉 시 반품 불가'라는 안내가 있었음에도 석 씨가 비닐을 훼손했다면 반품 비용 일부를 소비자가 부담할 필요가 있다.
전자상거래법에서는 '재화 등을 공급받거나 공급이 시작된 날부터 7일' 이내에는 청약철회가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같은법 18조에 따라 재화가 일부 사용된 경우 판매업자가 소비자에게 비용 일부를 청구 가능하다고 명시돼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약칭: 전자상거래법)
제18조 제8항에 따르면 통신판매업자는 이미 재화 등이 일부 사용되거나 일부 소비된 경우에는 그 재화 등의 일부 사용 또는 일부 소비에 의해 소비자가 얻은 이익 또는 그 재화 등의 공급에 든 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위의 금액을 소비자에게 청구할 수 있다.
전자상거래법 시행령 제24조(재화 등이 일부 소비된 경우 비용 청구 범위)
1. 재화 등 사용으로 소모성 부품의 재판매가 곤란하거나 재판매가격이 현저히 하락하는 경우에는 해당 소모성 부품의 공급에 든 비용
2. 다수의 동일한 가분물로 구성된 재화 등의 경우에는 소비자의 일부 소비로 인해 소비된 부분의 공급에 든 비용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