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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매각 작업 막바지 돌입...구조조정에 쪼그라든 영업조직이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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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매각 작업 막바지 돌입...구조조정에 쪼그라든 영업조직이 부메랑?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21.07.0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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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매각 수순에 돌입한 KDB생명(대표 최철웅)의 경영정상화를 향한 여정에 험로가 예상된다. 수년간 진행된 구조조정으로 인해 영업 조직이 크게 위축돼 있어 실적 개선에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산업은행(회장 이동걸)과 KDB생명 인수계약을 체결했던 사모펀드 JC파트너스는 최근 금융위원회에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신청했다.

규정상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 접수 후 60일 이내에 금융위가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심사는 오는 8월 중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가 추가 보완을 요청할 경우 심사 기간이 늘어날 수는 있지만 산업은행이 적극적으로 추진한 거래인만큼 심사 자체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중으로 적격성 심사가 완료되면 곧장 매각 작업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KDB생명 인수 작업이 최종 완료되면 JC파트너스는 자본확충 작업을 통한 건전성 지표 개선 등 경영정상화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JC파트너스는 KDB생명 구주(93%)를 2000억 원에 인수하고 국내 전략적투자자(SI)를 통해 1500억 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병행할 방침이다.

다만 경영정상화의 바탕이 되는 보험영업 실적 개선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KDB생명의 영업조직이 대폭 축소돼 향후 보험영업에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KDB생명의 전속설계사 수는 지난 2016년 4097명에서 올해 3월말 기준 1472명으로 64% 이상 줄어든 상황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KDB생명 인수 후 11년 동안 총 4번의 매각 시도를 했고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해왔다.

KDB생명의 영업망 축소는 고스란히 실적 급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KDB생명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34억 원)보다 97.9% 줄었다. 이는 2019년 1분기 순이익(99억 원)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는 수치다. 올 들어 생명보험 업계가 코로나19에 따른 손해율 개선으로 실적 호조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같은 부진은 지난해 1분기 1조899억 원이던 영업수익이 올해 1분기 9261억 원으로 15.0% 떨어진 것이 주효했다. 특히 외환거래이익이 1805억 원에서 826억 원으로 54.3% 감소했고, 금융상품투자수익도 583억 원에서 304억 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KDB생명이 축소된 자체 영업망을 다시 확충하는 대신 법인보험대리점(GA) 자회사를 두는 제판분리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랜 기간에 걸쳐 줄어든 영업 조직을 단기간에 회복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JC파트너스가 GA 리치앤코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같은 예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JC파트너스는 리치앤코에 약 2000억 원을 투자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리치앤코의 지난해 연매출은 3111억8991만 원, 영업이익은 113억6772만 원을 기록해 GA 업계 4위권에 해당한다. 설계사 수는 작년 말 기준 3693명으로 업계 12위 수준이다.

하지만 KDB생명이 제판분리를 추진한다 하더라도 여정은 순탄치 않다. 자회사 GA 체제로 전환한다고 하더라도 단기간에 실적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 뿐더러 노사 갈등 등 적잖은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서 이미 제판분리를 단행했던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이 노사 간 분쟁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사례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속설계사가 많지 않아 GA를 통한 상품 판매가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GA 인수는 보험영업에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면서도 “다만 제판분리를 단행할 경우 기존 영업조직을 자회사 GA로 옮기는 등의 과정에서 내부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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