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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냉매를 매년 충전해?...원인 찾기 힘든데 비싼 비용에 소비자들 허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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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냉매를 매년 충전해?...원인 찾기 힘든데 비싼 비용에 소비자들 허덕
하자 책임 불분명...평균 10만 원 부담
  • 선다혜 기자 a40662@csnews.co.kr
  • 승인 2025.06.26 0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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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에 사는 강 모(남)씨는 지난 2021년 설치한 삼성전자 에어컨 냉매 가스를 매년 충전해야 한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제품을 설치한 이듬해 냉방이 안 돼 냉매가스를 주입했는데, 다음해에도 냉기가 없어 가스를 새로 넣어야 했다. 2024년에는 같은 문제로 두 차례나 AS를 받아야 했다. 강 씨는 "더는 참을 수 없어 에어컨 교환을 요구했으나 기간이 지나 해줄 수 없다더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 경기도에 사는 김 모(남)씨는 지난 2022년 LG전자 에어컨을 구매한 후 2023년부터 매년 에어컨 냉매를 충전해야 해 불만을 토로했다. 기사가 방문해 매번 가스가 샌다면서도 어디에서 누설되는지는 찾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김 씨는 "여름에만 쓰는 가전인데 해다마 냉매 AS를 받아야 하니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호소했다.

# 울산에 사는 최 모(여)씨는 지난 2023년 홈쇼핑을 통해 위니아 벽결이 에어컨을 구매했다. 그해 여름 에어컨을 작동해도 시원하지 않아 AS를 신청했는데, 방문 기사는 "냉매 가스가 하나도 없다"며 설치했던 기사에게 문의하라고 했다. 그해 냉매가스를 충전받아 사용했으나 이듬해 또 다시 냉기가 나오지 않았다. AS기사는 이번에도 냉매 가스가 하나도 없다고 진단했다. 최 씨는 "수리기사도 어디서 가스가 누수되는지 알지 못하더라"며 답답해했다.

서울에 사는 김 모(여)씨는 이달 캐리어 에어컨을 이전 설치한 후 오류코드 E5가 뜨며 정상 가동되지 않아 AS를 신청했다. 수리기사는 메인보드 교체가 필요하다며 유상 교체를 진행했지만, 이후에도 찬바람이 나오지 않아 추가로 냉매 충전 비용이 발생했다. 며칠 뒤 EC 에러까지 발생했고 실외기 냉매 유출로 30만 원 넘는 추가 수리비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씨는 “처음부터 전체 점검과 수리비를 안내받았다면 새 제품을 샀을 것”이라며 “잦은 고장에도 책임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여름철마다 반복되는 에어컨 냉매 누수로 고통받는 소비자들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설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에어컨임에도 냉매가 누출돼 냉방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해마다 냉매를 보충해야 하는 불량 사례가 적지 않다.

통상 에어컨 냉매는 순환식 가스여서 한 번 충전하면 10년 이상 사용할 수 있지만, 설치 불량이나 배관 파손·부품 결함 등으로 누설되는 경우가 있다. 재설치나 냉매 재충전 비용이 평균 10만 원이고, 에어컨 모델이나 대수 등에 따라 비용이 더 늘어날 수 있어 금전적 피해에 대한 호소도 적지 않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5월 이후  에어컨 냉매 누설로 찬바람이 나오지 않는다는 불만이 본격 제기되고 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부터는 관련 민원이 쏟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LG전자 ▲오텍캐리어 ▲위니아전자 등 대부분 제조사 제품들에게서 발생하고 있다. 

냉매 누설은 주로 배관이나 실외기 설치 과정에서 발생한다. 특히 실외기가 외부에 설치되는 특성상 ▲배관의 노후 및 훼손 ▲실외기 주변의 막힘으로 인한 열 배출 문제 ▲나사와 배관 연결 부위의 느슨함 ▲실외기 부품 불량 등 다양한 요인을 짚을 수있다.

삼성전자, LG전자는 직접 설치한 경우 냉매가 샌다면 에어컨 품질보증기간인 2년까지 무상 충전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냉매를 충전하고 1년 이내라면 누설시 무상 충전해준다. 

그러나 사설업체를 통해 설치한 경우라면 보증 수리를 받기 어렵다.  설치 하자에서 비롯된 누설인데 설치업체에서 인정하지 않는다면 소비자가 유상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셈이다.

이 경우 수리비 부담도 상당하다. 우선 누설 부위를 찾고 수리하는 비용과 냉매가스 충전 비용이 별도로 청구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출장비까지 더해지면 소비자가 떠안아야 하는 금전적 부담은 더욱 커진다. 

LG전자 관계자는 “냉매 누수는 배관이 마모되거나 사용하면서 축적된 외부 충격으로 미세한 틈이 생겨 발생하기도 한다”면서 “사전점검 서비스 기간에 미리 에어컨 상태를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에어컨은 제품 뿐 아니라 설치 환경, 배관 상태, 노후도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아 복합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면서 “고객 서비스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가전업계는 여름철 에어컨 관련 AS가 몰리는 것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3월부터 에어컨 사전 점검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자가 점검 안내법까지 별도로 안내해 소비자들이 보다 손쉽게 제품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 중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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