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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도 'MZ 열풍'...삼성·현대차·SK 등 2030직원과 소통 행보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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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도 'MZ 열풍'...삼성·현대차·SK 등 2030직원과 소통 행보 활발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1.07.12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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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대기업 그룹들이 MZ세대 직원들과의 소통 강화 노력에 힘쓰고 있어 눈길을 끈다.

1981년부터 2010년 사이 태어난 이른바 MZ세대를 소비 주체로서 여기는데 그치지 않고, 조직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점에 주목해 소통을 통한 지속가능경영을 꾀하고 있다.

MZ세대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는 플랫폼을 운영하거나, CEO가 직접 질의응답에 나서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소통강화를 위해 메타버스 등 신기술도 활용되고 있다.

삼성은 삼성전자가 주요 사업부 내에 20~30대 MZ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인 밀레니얼 커미티를 갖추고 있다.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는 MZ세대의 생각과 경험을 사업부장에게 직접 전달하는 ‘MZ보드’를 운영한다. 회사의 제품과 소비자 트렌드에 대한 생각이 활발히 공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무선사업부는 MZ세대의 눈높이에서 사업부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임직원 100명을 모집해 소통 채널을 운영 중이다. 디자인경영센터는 젊은 디자이너들로 구성된 ‘크리에이티브 보드’를 조직했다. 경영지원실은 경영진과 MZ세대간 상호이해를 돕기 위해 ‘GenZ 멘토단’을 꾸렸다.

롯데 공유 플랫폼 아크로폴리스 화면
롯데 공유 플랫폼 아크로폴리스 화면
롯데 역시 유튜브 등 영상 플랫폼에 익숙한 MZ세대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최근 사내 영상 공유 플랫폼 아크로폴리스에 ‘오픈 스페이스’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임직원들과 나누고 싶은 영상은 무엇이든지 올릴 수 있다.

현장의 정보를 CEO에게 솔직하게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니어보드’도 꾸리고 있다. 40여개 계열사에서 각 5명 내외로 선발된 대리급 직원들은 ‘할 말 하는 열린 소통’을 콘셉트로 인사 담당자의 개입 없이 운영하고 있다.

MZ세대 특성을 고려한 학습환경을 갖추기 위해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도 재건축 중에 있다.

롯데 관계자는 “보다 적극적인 기업문화 개선을 위해 지난 5월에는 전사에 ‘체인지 에이전트’라는 기업문화 TFT 조직도 신설했다”며 “기업문화를 혁신하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모든 변화를 계획하고 주도한다”고 설명했다.

타운홀미팅을 진행 중인 정의선 현대차 회장(오른쪽)
타운홀미팅을 진행 중인 정의선 현대차 회장(오른쪽)

현대자동차는 최근 2~3년 사이 복장, 직급 호칭, 수시채용 등 조직문화가 눈에 띄게 바뀐 그룹으로 꼽힌다.

특히 정의선 회장 체제에서 오너경영자와 계열사 CEO들은 ‘타운홀 미팅’을 통해 직원들과 소통에 나서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3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상으로 타운홀미팅을 열고 ‘현대차그룹의 미래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임직원들이 사전 질문을 작성했고 정 회장은 대답했다.

정 회장 주관의 타운홀미팅은 2019년 10월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됐으며 품질관련 루머, 성과보상 지급문제 등 민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거리낌 없이 이야기 됐다.

2019년에는 장재훈 현대차 대표가 타운홀미팅을 열고 복장 규정, 직급 호칭 등 변화에 대해 직접 알렸다.

현대트랜시스는 유튜브를 통해 여수동 대표 타운홀미팅과 신년토크를 진행했다. 또 지난해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본부장 타운홀미팅도 9번 진행했다. 라이브로 질문을 받아서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돼 가감없는 솔직한 소통이 이뤄져 반응이 뜨거웠다는 후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타운홀미팅은 대규모 인원이 자리하는 대강당과 양재사옥 1층 로비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각 사 CEO들이 소통의 방향성으로 삼고 수시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SK도 오너와 CEO가 MZ세대와 소통을 위한 행복 토크에 집중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석희 대표가 주관해 입사 후 고민이 많은 2~5년차 주니어어와 육아를 병행하는 30대 워킹맘들의 행복을 고민하는 ‘행복 토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현장 중심으로 구성원의 행복을 디자인하기 위한 전략 추진 조직 ‘행복문화위원회’를 신설키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김준 대표가 행복 토크를 통해 신입사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온라인 생중계 방식을 도입했다.

최태원 회장은 사내방송에 직접 출연해 ‘양은냄비 라면 먹방’, ‘삼행시’ 등을 통해 MZ세대와의 소통하길 꺼려하지 않는다.

LG화학 신입사원들이 메타버스로 미션을 진행 중인 모습
LG화학 신입사원들이 메타버스로 미션을 진행 중인 모습

LG는 계열사 신입사원 교육에 ‘메타버스 플랫폼’을 도입해 교육 몰입도를 높이고 입사 동기의 네트워크 강화를 꾀하고 있다.

신입사원들이 RPG게임 형태의 온라인 가상공간으로 구성된 메타버스 교육장에서 본인의 아바타로 주요 사업장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동기들과 화상소통하고 릴레이 미션, 미니게임 등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지난 6월 LG화학(대표 신학철)에 이어 이달 들어서는 LG디스플레이가 실시했다. LG 관계자는 “MZ세대 직원들과의 소통을 확대하기 위해 메타버스를 활용했다”고 말했다. LG는 향후 신입직원 교육 외에도 다양한 사내 교육 및 채용 프로그램 등에 메타버스를 적용시킬 계획이다.

한화는 계열사별로 MZ세대와 소통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스포츠단을 갖고 있는 한화생명은 그룹 내에서 리그오브레전드(LOL) 게임 대회를 연다. 한화시스템은 30대 직원에게 사내벤처 대표이사를 맡기는 파격을 보이기도 했다. 아이디어를 내는 것에 있어 직급, 연차에 제약을 두지 않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의 주축이 MZ세대가 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기업에서도 이들과 소통하는 게 지속가능경영, 조직관리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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