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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카카오페이 등 증권신고서 줄줄이 반려...금감원이 공모가도 손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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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카카오페이 등 증권신고서 줄줄이 반려...금감원이 공모가도 손보나?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21.07.22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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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최근 대어급 기업공개(IPO)로 꼽히는 기업들의 증권신고서를 잇따라 되돌려 보내면서 증권사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금감원은 신규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공모가 산정의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라는 입장이지만 증권사와 기업들은 공모가를 낮춰 정정신고서를 내면 통과된다면서 공모가 인하 압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카카오페이는 금감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았다.

금감원은 ▲증권신고서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경우 ▲증권신고서에 거짓인 내용이 있거나 중요한 내용이 표시되지 않은 경우 ▲중요사항 표시가 불분명해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 판단을 저해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경우 정정신고서를 요구할 수 있다. 

당초 카카오페이는 오는 8월12일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29~30일 기관 수요예측, 8월 초 일반 공모 청약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된 셈이다. 특히 반기 실적을 기반으로 정정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만큼 9~10월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모가 산정 근거가 부실하다는 지적으로 정정 요구를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공모가 산정을 위해 해외 금융 플랫폼인 미국 ‘페이팔홀딩스’, ‘스퀘어’, 브라질의 ‘페그세구로’ 등을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카카오페이는 희망 공모가 범위를 6만3000원~9만6000원으로 정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카카오페이의 잠재력이 이들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수준이 맞느냐는 의문을 제기하며 공모가가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금감원은 SD바이오센서와 크래프톤에 대해서도 정정신고서를 요구한 바 있다. 크래프톤은 글로벌 기업인 ‘월트디즈니’, ‘워너뮤직’과 비교해 공모가 희망 범위를 45만8000원∼55만7000원으로 제시했지만 금감원의 정정신고서 요구에 공모가를 40만 원으로 낮췄다.

SD바이오센서도 공모가 희망 범위를 6만6000원∼8만5000원에서 4만5000원∼5만2000원으로 조정했다.

업계에서는 애초에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게 설정돼 있었다는 지적도 있지만 금융당국이 희망 공모가까지 개입하는 건은 과도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기업이 제시한 공모가가 비합리적일 경우 수요예측 과정에서 가격이 낮아지거나 흥행에 실패하는 등 자율적인 시장 가격 형성 과정을 거치는데 당국이 지나치게 간섭한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측은 공모가를 낮추라고 요구한 것이 아니라 공모가 산정 등 중요정보에 대한 근거가 불분명해 이를 명확히 하라는 것이라는 설명이지만 결국 공모가를 인하한 다음에 통과된 과거 사례를 비춰봤을 때 압박에 가깝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공모가는 자율적으로 시장에서 결정해야 할 사안인데 금융당국이 고평가라고 판단해 개입한다면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특히 국내 시장에서 기술적으로 앞서나가는 유니콘 기업들은 제값을 받기 어렵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털어놨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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