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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올해도 기업인 줄소환...최태원 정의선 신동빈 단골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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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올해도 기업인 줄소환...최태원 정의선 신동빈 단골 등장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1.09.2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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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국회 국정감사 때만 되면 재계 총수들이 줄지어 소환되는 사태가 올해도 재연되면서 불필요한 정치공세로 기업 경영에 차질을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롯데 신동빈 회장은 올해로 3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고,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내리 국회 출석을 요구받았다. 국내 10대 그룹 총수 가운데 6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감 증인으로 신청되는 등 최근 들어 정치권의 기업인 소환이 부쩍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올해는 플랫폼업체의 독과점 논란에 코로나19 이슈까지 겹치면서 포털사와 제약업체 CEO들도 줄소환되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로부터 증인 출석요청 명단에 이름을 가장 많이 올린 재계 총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 회장이 최근 5년 동안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건수는 총 6건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각각 5건, 4건으로 뒤이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3번으로 많았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매년 10월께 열리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로부터 증인 출석 요구를 받은 10대 그룹 총수를 조사한 결과 최태원 SK 회장이 6건으로 가장 많았다.

최 회장은 올해도 환경노동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벤처중소기업위원회 증인 출석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최 회장은 최근 5년 동안 올해와 2020년, 2018년 등 3년에 걸쳐 국감 증인 명단에 이름이 올랐는데 매년 2곳의 상임위에서 중복으로 거론됐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2곳의 상임위에서 증인 요청됐다. 5년 동안 모두 5번 증인으로 출석 요구를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4번 요청됐다. 다만 올해는 지난 8월 가석방돼 경영 일선에 있지 않아 증인으로 요청되지 않았다.

신동빈 롯데 회장도 2019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국감 증인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거론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각각 2번씩 증인으로 요청됐다. 2019년 말 총수로 취임한 허태수 GS그룹 회장도 올해는 환노위로부터 증인 요청을 받았다.

2017년은 재계 총수가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는데 이를 제외하면 최근 5년간 5대 그룹 충수들은 사실상 거의 매년 국감 증인으로 출석을 요구받은 셈이다.

2017년은 재계 총수를 증인으로 부르지 않아 변화의 바람이 분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이후 다시금 총수를 증인으로 요청하는 빈도가 늘어나는 추세다.

2018년은 6건, 2019년은 3건의 증인 요청이 이뤄졌는데 2020년은 9건, 올해는 8건으로 빈도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19년부터는 김승연 한화 회장, 허태수 GS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 5대 그룹 이외의 총수들도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올해는 오너가 있는 10대 그룹의 총수 6명이 대거 증인 명단에 거론됐다.

오는 10월 1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되는 국정감사에서 환경노동위원회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허태수 GS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을 증인으로 요청했다.

환노위는 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관련한 이행 방안과 환경법규 관련 내용 등을 총수들에게 직접 듣겠다는 계획이다. 정의선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산업통상자원벤처중소기업위원회(산자위) 증인 신청 명단에도 올라 있다.

올해는 플랫폼업체의 독과점 논란에 코로나19 백신 이슈까지 겹치면서 포털사와 제약업체 CEO들도 증인 명단에 줄줄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산자위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 한성숙 네이버 대표, 강한승 쿠팡 대표,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지난해 국감에서도 김범수 의장과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가 국감 증인으로 검토됐다.

복건복지위원회는 이혁종 바이넥스 대표, 김태영 종근당홀딩스 대표, 김영주 종근당 대표, 오동욱 한국화이자 대표, 김상표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대표, 체리황 한국얀센 대표 등을 증인으로 검토 중이다.

제약 CEO 중에서는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 조선혜 지오영 대표 등이 지난해 증인 요청을 받았다.

국회가 증인 명단에 총수 이름을 올린다고 반드시 출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재계 총수가 실제로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은 2015년 신동빈 회장, 2016년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손에 꼽는다.

재계에서는 매년 반복되는 국정감사에서의 총수 출석 요구에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국감에 출석한다 해도 몇 시간 동안 기다리고 답변할 기회도 제대로 얻지 못하기 일쑤”라며 “호통식 꾸중을 듣고 오는 민간기업 감사로 변질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경영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증인 출석 요구는 오히려 늘고 있다”고 토로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명예회장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환노위) 출석 요구를 액면 그대로 질문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라며 “알면서도 ‘불러내기’가 목적임이 분명한데, 제발 이런식의 불러내기는 이제 없어졌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4년~2008년 17대 국회에서 평균 51.8명이던 기업인 증인 수는 18대 국회에서 76.5명, 19대 국회에서 124명으로 늘었다. 20대 국회 첫 국감에서는 150명이나 됐고, 지난해에도 100명이 넘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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