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청주에 사는 김 모(여) 씨는 2019년 10월 SK텔레콤 5G 요금제에 가입했지만 2년이 넘은 현재까지도 LTE를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월 8만 원이 넘는 요금제를 쓰고 있어 SKT 고객센터로 이에 대한 보상 문의를 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은 듣지 못했다.
김 씨는 “5G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면 요금제를 하양 조정 보상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남자친구와 같이 가입해 둘이 월 20만 원에 가까운 요금을 지불하고 있는데 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사례 2. 하남에 사는 신 모(남) 씨는 최근 회사 업무용 핸드폰 통신사가 LG유플러스로 바뀌면서 자연스레 5G 요금제를 시작하게 됐다. 그런데 데이터 연결 속도나 버벅거리는 현상이 LTE를 썼을 때보다 훨씬 잦았다. 신 씨가 고객센터에 문의를 남겼지만 ‘아직 구축을 하는 중이라 LTE 우선모드를 사용해달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신 씨는 “아직 인프라 구축이 덜 된 상태에서 5G 요금제를 판매했으면 요금을 깎아주거나 다른 혜택을 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답답해했다.
#사례 3. 인천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 8월 KT 5G 단말기를 바꾸면서 느려진 인터넷 속도와 LTE 우선모드 사용 등으로 불만이 커졌다. 애초 집에서는 와이파이만 사용해 괜찮았지만 회사 건물만 들어서면 버벅거리는 문제가 잦았다.
이 씨는 “6개월 이상 사용하면 LTE 요금제 변경이 가능하다지만 애초 불편한 서비스를 왜 가입하라고 한 것이냐”면서 “요금은 요금대로 내고 불편은 불편대로 겪어야 하는 상황이라 5G 가입을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로 5G 이동통신이 상용화된 지 2년 8개월이 지났다. 3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음에도 LTE 우선사용 권고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 등 5G 이동통신의 차별성을 경험해볼 수 있다는 기대로 비싼 요금제에 가입했지만 사실상 LTE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데 따른 불만이 대부분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기준 5G 전체 가입자 수는 1938만970명이다. 매달 60만 명 이상 늘어나는 추세라 지난달 2000만 시대를 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입자 수로만 따지면 우리나라 국민 40% 이상이 5G를 쓰고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커버리지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8월 기준 서울을 포함한 전국 광역시는 도시 지역 대부분, 78개 중소도시 번화가, 유동 인구 밀집지역 등 주요 활동지역에 5G가 구축됐다. 기지국 수도 10월 기준 통신 3사 합쳐 20만5152개다.
지난해(14만574개), 올 상반기(16만2099개)에 이어 3분기에만 4만 개가 넘는 기지국이 설치됐다. 어지간한 지역에선 5G를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소비자 불만이 끊이지 않은 이유는 역시 기지국 수가 아직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5G 주파수는 LTE보다 직진성이 강해 전파 우회가 어렵고 도달 범위는 짧다. 기지국 하나당 커버할 수 있는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다는 뜻이다.
또 대도시라도 기지국이 적으면 특정 건물에 사용 인구가 몰릴 경우 서비스가 원활할지 않을 수 있다.
통신 3사는 코로나19,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설치가 지연되는 문제가 있지만 연말까지 지난해 설비투자(8조3000억 원)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지난주에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 국립문화유산원 등에 인빌딩 기지국 개통을 완료하는 등 실내에서의 원활한 사용을 위한 중계기 설치도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빠른 문제 개선을 위해 사별 투자는 물론 음영지역에는 3사가 힘을 합쳐 공동 구축에 나선다. 5G 28㎓ 주파수를 활용한 지하철 와이파이 구축이 대표적인 협력사업이다. 28㎓는 이론상 속도가 LTE보다 20배 빠르지만 장애물 투과력이 약하고 도달거리가 짧아 실용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터널은 장애물이 많지 않아 지하철에서 사용하는데 더 적합할 수 있다. 5G 28㎓ 와이파이는 내년 서울 지하철 2, 5, 6, 7, 8호선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3분기 내 추가 기기 개발로 품질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인구가 적은 농어촌 지역 5G망 설치도 공동으로 나선다. 농어촌 지역은 현재 전국 12개 일부 읍면에서 시범 상용화를 시작했고 내년 1단계 상용화를 진행한 뒤 2024년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5G 통신 가능 지역은 순차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며 농어촌 지역에서도 5G 서비스를 조속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통신 3사 간 망 공동이용을 추진 중”이라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