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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 주기마다 50%~100%씩 올라...실손보험 두자리수 인상 안내문 통지 예정에 소비자들 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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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 주기마다 50%~100%씩 올라...실손보험 두자리수 인상 안내문 통지 예정에 소비자들 덜덜
보험사들 "20% 이상 인상" 주장...정부 압박 나설까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21.12.15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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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시에 사는 조 모(여)씨는 2012년 10월 홈쇼핑에서 실손보험 광고를 보고 가입했다. 당시 ‘갱신형 상품으로 3년 동안 보험료가 오르지 않는다’고 강조해 막연히 3년 뒤에 오르겠지라고 생각했다는 조 씨. 2015년 10월에 3년치를 소급적용해 올린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문제는 날이 갈수록 실손보험이 인상되면서 2021년 말 인상 시기가 되자 한번에 5만 원대에서 8만 원 수준으로 50%가 넘게 올랐다고. 조 씨는 “3년 동안 보험료를 유지한다며 가입을 꼬드겼지만 오히려 소비자를 현혹시킨 것”이라며 “3년 뒤 10만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돼 무서울 정도”라고 억울해 했다.

# 부산시 금정구에 사는 김 모(남)씨도 15년 전 설계사의 권유로 실손보험에 가입했다 보험료 폭탄을 맞았다. 15년 납 80세 만기라고 쓰여있어 ‘15년 동안 납입하면 80세까지 보장받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갱신형 상품이라 80세까지 보험료를 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뒤늦게 알게 됐다. 특히 15년째가 되자 보험료가 두배 넘게 오르면서 10만 원이 넘는 돈을 매달 넣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김 씨는 “비싼 보험료에도 80세까지 보장된다는 생각에 버텨왔는데, 80세까지 내야 한다고 하더라”라며 “지금이야 괜찮지만 고령자가 이만한 보험료를 내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털어놨다.

국내 보험사들이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의 높은 손해율을 이유로 큰 폭의 보험료 인상을 예고했다.

소비자들은 인상주기가 되면 50~100% 가까이 오르는 보험료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상품 설계나 비급여 항목 관리 실패를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내년 1월 보험료 인상 고객을 대상으로 이번주 중 ‘상품 안내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인상하기 15일 전에 고객에게 서면이나 전화·메일 등을 통해 인상 여부를 고지해야 한다.

아직까지 금융당국과 내년도 실손보험 인상률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 인상률은 미확정이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평균 20% 이상 보험료가 인상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1세대인 구실손보험과 2세대인 표준화실손보험은 손해율이 높아 법정 상한선인 25%까지 인상해야 한다고 강력히 버티고 있다.

실제 손해보험사의 올해 3분기 손해율은 131%를 기록했다. 보험료는 100원을 받았지만 보험금은 131원을 지급했다는 의미다.

생명보험사들은 손해율을 감당하지 못하고 판매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올해 6월 동양생명, ABL생명이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하지 않고 중단하기로 했으며 미래에셋생명도 지난 3월 판매를 중단했다.

현재 실손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NH농협생명, 흥국생명 등 생보사 5곳과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메리츠화재, NH농협손보, 한화손보, 흥국화재, MG손보, 롯데손보 등 손보사 10곳까지 총 15곳으로 2011년 30곳에서 절반으로 줄었다.

보험사 관계자는 “7월부터 시작한 4세대 실손보험으로의 전환도 여의치 않고 1~3세대 실손보험에서 손해가 계속 발생하다 보니 두자릿수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특히 올해 손실 규모는 심각한 상황이라 최대치인 25% 인상해도 손해를 메꾸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도 "병원에서 도수치료 같은 큰 비용이 들어가는 치료를 필요하지도 않은데 권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전체 실손보험 적자가 올해만 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반면 소비자들은 ‘제2의 건강보험’, ‘국민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의 보험료가 너무 올라 갱신 주기가 돌아올 때마다 부담이 가중된다고 호소하고 있다.

실손보험은 가입 시기에 따라 1세대부터 4세대까지 나뉘는데, 특히 1세대와 2세대 손해율이 높다는 이유로 매년 20% 가까이 보험료를 올린 탓에 갱신주기가 올 때마다 그야말로 보험료 인상 ‘폭탄’을 맞기 때문이다.

1세대의 경우 갱신주기가 5년, 2세대는 3년이며 3~4세대는 1년마다 갱신된다. 갱신주기가 3년이라면 3년 동안 보험료가 인상되지 않다가 이후 소급 적용된다. 매년 인상율을 합치면 적게는 50%, 많게는 100%까지 오르게 되는 셈이다.

금융당국에서도 과도한 실손보험 인상률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손보험 손해율이 높은 것은 인정하지만 이를 모두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에 지난해에도 보험사들이 20% 이상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금융당국의 반대로 평균 10% 인상하는데 그쳤다.

금융위 관계자는 “실손보험에 대한 보험사 고충은 알지만 가입자 부담이 커지는 것은 우려된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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