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고무, 합성고무 등 원재료값 인상과 해상운임 부담이 늘어난 데 따른 결정이었다는 설명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타이어 3사는 이달부터 평균 5%, 많게는 10%까지 국내 타이어 공급 가격을 인상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타이어 원재료인 천연고무, 합성고무 가격이 많이 오르고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선박 부족에 따른 물류대란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가격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을 보면 매출은 2조794억 원으로 22.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4억 원으로 88.9%나 감소했다. 해상운임지수 급등에 원재료 상승이 지속적으로 반영되다 보니 타이어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유일하게 매출, 영업이익이 모두 오른 한국타이어도 타이어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유가 상승 및 국내로 수입되는 선임료 인상 등에 따라 일부 상품의 공급가를 3~10%인상했다”면서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 비용 증가로 글로벌 타이어업체 대부분이 가격 인상을 단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타이어 3사는 이미 지난해부터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수출 시장의 타이어 가격을 5% 정도 인상한 바 있다.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 때문이다. 타이어 원재료 중 하나인 천연고무는 2020년 1톤당 172만 원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210만 원까지 올랐다. 합성고무도 같은 기간 177만 원에서 219만 원, 카본블랙도 100만 원에서 116만 원으로 뛰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오미크론 확산으로 해상 선박운임도 여전히 높은 추세다. 타이어는 특성상 부피와 무게가 커 컨테이너선으로만 운반이 가능한데 글로벌 해운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를 보면 지난달 말 기준 4818.47이다. 최근 6주 연속 하락하긴 했지만 1년 전(2775.29)과 비교하면 여전히 2000포인트 이상 높다.
타이어사로선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올해도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타이어 원재료 가격 상승, 해상 운임 등의 문제로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다.
최근 국제 추세를 봐서는 올해 타이어 공급가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국제유가가 계속해서 고가를 경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의 벤치마크인 영국 원유 브렌트유는 런던 ICE 선물거래소 1일 기준 배럴당 104.97달러로 마감됐다. 전일 대비 7달러, 전월 대비 15달러, 전년 동기 대비 40.18달러나 오른 수치다.
세계에서 앞다투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시작하면서 국제 유가는 150달러까지 폭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타이어 재료인 합성고무, 카본블랙 등이 석유를 원료로 하는 만큼 국제 유가 상승은 타이어 업계 입장에선 원가상 요인이 된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섣불리 판단하긴 어렵지만 전시상황 때문에 유가가 오르다 보니 타이어뿐 아니라 제조업체들이 피해를 입긴 할 것”이라면서 “보통 타이어 가격이 오를 때는 한 곳만 오르지 않고 글로벌사, 국내 업체들이 동반적으로 인상하는 경향이 있어 한 곳이 오른다면 다른 업체들도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 내다봤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