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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계열사 펀드 밀어주기’ 오히려 늘어...NH농협은행, 기업은행, 흥국증권 비중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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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계열사 펀드 밀어주기’ 오히려 늘어...NH농협은행, 기업은행, 흥국증권 비중 높아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22.03.08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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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금융사의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소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관행으로 지목됐던 ‘일감 몰아주기’를 막고자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을 규제하고 있지만 오히려 확대된 것이다.

금융사 모두 지난해 기준인 30%를 맞췄지만 매분기 꾸준히 관리하고 있는 증권사와 달리 은행은 1~2분기 동안 확대된 비중을 낮추기 위해 연말에 펀드 판매 자체를 중단하기도 했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펀드 판매사 42곳의 연간 계열사 펀드 판매액은 11조950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6% 증가했다. 펀드 총 판매액이 81조2039억 원으로 전년 대비 0.2% 감소하면서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은 13.2%에서 14.6%로 1.4%포인트 확대됐다.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은 전체 펀드 신규 판매 금액에서 계열사 펀드 판매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현재 펀드를 판매하고 있는 은행 11개, 증권사 23개, 보험 7개, 기타 1개 등 총 42개 금융사를 대상으로 연간 펀드 판매액과 계열사 판매액을 계산했으며, 협동조합분은 제외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사의 계열사 펀드 밀어주기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계열사 판매 비중 상한선을 두고 있다. 2018년 6월 개정된 금융투자업 규정에 따라 비중을 기존 50%에서 25%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다만 시장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단계적으로 매년 5%포인트씩 낮추기로 했다. 2018년 45%를 시작으로 2021년 30%, 2022년 25%로 제한된다.

업권별로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가장 낮은 곳은 증권사였다. 지난해 23개 증권사의 평균 비중은 11.7%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올랐지만 관리가 잘 되고 있었다. 반면 은행 11곳은 19.7%로 전년 대비 3.2%포인트 올랐으며, 보험 역시 16.7%로 4.1%포인트 확대됐다.

특히 보험사와 은행의 경우 1~2분기 계열사 판매 비중이 치솟았다가 계열사 판매 비중을 맞추기 위해 4분기에 조절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지난해 1분기 은행의 계열사 판매 비중은 20.1%, 2분기 22.4%까지 올랐으며 4분기 19.7%로 축소됐다. 보험사도 1분기 20.5%로 높아졌다가 2분기부터 15%대로 떨어졌다.

은행 관계자는 “사모펀드 이슈로 인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단기채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 상반기에 일시적으로 유입이 많았다”며 “하반기 펀드 판매량을 조절해 지난해 기준인 30%를 맞췄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인 30%를 넘어서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가장 비중이 높은 곳은 NH농협은행이었다. NH농협은행은 NH아문디자산운용 펀드 9384억 원을 판매해 비중이 29.2%를 기록했다.

기업은행도 IBK자산운용 펀드 1조338억 원을 판매하면서 28%를 기록했다. 2020년 16.9%였던 비중이 지난해 11.1%포인트 크게 올랐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IBK단기채 펀드가 저렴한 운용보수와 양호한 수익률로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역시 금융투자업 규정인 30%를 지켰다. 다만 올해 상한선이 25%로 떨어지는 만큼 미래에셋증권, 흥국증권, 키움증권 등은 계열사 판매액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전체 판매 펀드를 4조8960억 원에서 지난해 6조1048억 원으로 늘리면서 비중이 26.8%로 전년 대비 5.4%포인트 낮아졌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고객들이 미래에셋자산운용 타깃데이트펀드(Target Date Fund, TDF)나 퇴직연금 상품에 투자하면서 관리가 쉽지 않으나 올해 역시 가이드라인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흥국증권은 계열사인 흥국자산운용 펀드 판매 비중이 27.8%로 전년 대비 7.7%포인트, 키움증권은 키움투자자산운용 판매 비중이 26.6%로 6.5%포인트 확대됐다.

이어 국민은행의 KB자산운용 펀드 판매 비중이 25.5% 달했으며 전북은행(22.3%), 신한은행(20.7%), 부산은행(20.%)도 20%를 넘었섰다.

보험사는 가운데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23.7%를 기록한 미래에셋생명이었다. 이어 KB손해보험 23.5%, 삼성생명 22.2%, 삼성화재 19.8% 수준이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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