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관련한 중요한 결정에 정 회장이 직접 결단을 내리며 상품성을 강화하고, 국내외를 바쁘게 돌며 신차 홍보에 나서는 행보가 호실적의 요인으로 꼽힌다.
1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의 1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7%, 0.6% 감소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1분기 판매량 감소에도 견고한 실적을 기록한 것은 핵심 사업에 대한 정 회장의 판단과 대외 행보가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며 성과를 낸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의선 회장의 최우선 경영 전략 중 하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다. 내연기관차 시대에 현대차가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였다면 전기차 시대에는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정 회장부터 팔을 걷어붙였다.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개발을 위해 내부 의견이 엇갈릴 시 정의선 회장이 결단을 내리고 있다. 주요 제작 및 개발 단계에도 신기술 적용을 적극 주문하는 등 전기차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실제 기아 ‘EV6’ 개발 초기 보수적 성향의 해외 고객 반응을 감안해 해당 권역본부에서 디자인 수정 의견을 제시했지만 정의선 회장은 미래지향적 디자인을 관철했고 이는 ‘2021 미국 굿디자인 어워드 운송디자인 부문’과 ‘2022 독일 레드닷 어워드 최우수상’ 등 글로벌 주요 디자인상을 연이어 수상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전기차 관심이 높은 유럽에서 반응이 뜨겁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유럽에서 1분기에 판매된 전기차는 총 22만4145대인데 현대차그룹의 전기차가 4만2599대다. 5대 중 1대가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란 뜻이다. 전년 동기(2만6727대) 대비 증가율도 59.3%다.
미래차의 핵심인 전기차의 비중을 세계에서 넓혀가면서 수익성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입지를 키우고 있다. 올해 정의선 회장이 3번이나 방문,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 맨하튼에 브랜드 복합 문화 공간 '제네시스 하우스'를 오픈하는 등 공을 들였고 그 결과 지난달 5039대 판매로 1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생산 공장을 짓기 위해 당국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미 지난해 5월 기존 설비 확충과 전기차 현지 생산 등을 위해 2025년까지 74억 달러(약 9조 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