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은 국내 10대 제약사 중 연구개발 투자 투톱(Two Top)이라 할 수 있는 한미약품(대표 우종수·권세창)과 종근당(대표 김영주)을 지난해 100억 원 이상 차이로 따돌렸다. 올 1분기에도 규모와 투자비중 모두 톱을 차지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18일 각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10대 제약사들의 올 1분기 매출은 총 2조6328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4.1% 늘었고,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는 2481억 원으로 9.3% 늘었다.
연구개발비보다 매출이 더 많이 늘면서 매출에서 차지하는 R&D 비중은 평균 9.4%로 전년동기에 비해 0.4%포인트 하락했다.
이번 집계는 2021년 연매출 기준 상위 10개 상장 제약사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연구개발비를 별도 기준으로만 공시한 광동제약(대표 최성원)과 대웅제약, JW중외제약(대표 신영섭)을 제외한 나머지 7개사는 연결 기준 비용이다.

대웅제약은 최근 10년간 연구개발에 1조1553억 원을 쓰면서 투자 규모를 꾸준히 늘려왔다. 추이를 보면 2012년 780억 원에서 2013년 800억 원, 2014년 895억 원, 2015년 999억 원, 2016년 1096억 원으로 4년새 300억 원 넘게 늘었다.
2017년과 2018년에는 1100~1200억 원대, 2019년과 2020년에는 1400억 원대로 규모가 크게 늘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21.7% 늘어난 1759억 원을 연구개발비로 썼는데, 이는 한미약품과 종근당이 사용한 비용보다 100억 원 이상 많은 수치다.
별도 기준 지난해 한미약품은 연구개발비로 1325억 원을, 종근당은 1627억 원을 사용했다. 한미약품과 종근당은 매년 두 자릿수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 투자를 단행하며 제약사 중 상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웅제약의 지난해 R&D 비중은 16.7%로 한미약품(14.4%)과 종근당(12.2%)과 각각 2.2%포인트, 4.5%포인트 격차를 벌렸다.


제2형 당뇨병과 위식도 역류질환, 특발성 폐섬유증, 궤양성 대장염, 비만, 자가면역질환, 항암 등을 적응증으로 한 신약들을 세계 각지에서 연구개발하고 있어 연구인력이 보다 강화됐고 위탁용역도 증가했다.
연구개발 인력은 지난해 1분기 242명(박사급 36명, 석사급 141명 등)에서 올해 1분기 303명(박사급 60명, 석사급 166명)으로 61명이 늘었다. 박사급은 24명, 석사급은 25명 늘었다. 이로 인해 인건비가 64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6.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위탁용역비는 194억 원으로 28.6%, 원재료비는 64억 원으로 11.4% 늘었다.
긍정적 성과도 속속 도출하고 있다.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대웅제약은 현재 물질탐색과 전임상, 임상, NDA 단계의 신약 파이프라인 12개와 개량신약·제네릭 파이프라인 3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지난해 말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정(성분명: 펙수프라잔염산염)'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취득했다. 올해 4월 초에는 SGLT-2 억제제 기전의 당뇨병 신약인 이나보글리플로진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특히 펙수클루는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태국에서도 NDA(New Drug Application, 신약허가 신청)를 제출했다.
지난해와 올 1분기 실적도 눈길을 끈다. 대웅제약의 지난해 매출은 별도 기준 1조552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11.7% 늘고 영업이익은 955억 원으로 656.4% 급증했다. 올 1분기 매출은 2722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6% 늘었고 영업이익은 268억 원으로 32.6% 성장했다.
실적 성장에는 펙수클루의 1조1000억 원 규모 기술수출 성과와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선전, 루피어·크레젯 등 수익성 높은 전문의약품(ETC) 품목의 안정적인 성장이 주효했다. 연구개발 성과로 이익을 창출하고 벌어들인 수익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는 R&D 선순환 구조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대웅제약 측은 "올해는 오픈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신약 개발을 지속 추진하는 동시에 나보타의 글로벌 시장 다각화와 치료시장 확대, 펙수클루정 출시와 이나보글리플로진 허가 획득을 필두로 미래 성장동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