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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만의 한방이야기] 풍요 나누는 다복한 무자년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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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만의 한방이야기] 풍요 나누는 다복한 무자년 되길…
  • 박재만 칼럼리스트 pjaeman@hotmail.com
  • 승인 2008.01.08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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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2007년 정해(丁亥)년 황금돼지띠 해가 저물고 2008년 무자(戊子)년 쥐띠 해가 밝았습니다. 매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해가 뜨건만 첫해를 보기 위해 산과 바다에는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저 역시 동네 조그만 산에 올랐는데 사람들이 그렇게 많을 줄 몰랐습니다. 아침잠을 뒤로 하고 새벽 걸음으로 정상에서 첫해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서 새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에는 황금돼지띠 해라고 해서 출산하면 좋네, 돈을 많이 벌 수 있네 하며 연초에 그 요란을 떤 것에 비하면 올해 쥐띠 해는 조용한 편입니다. 쥐란 놈이 십간(十干)에 아들 자(子)자를 쓸 만큼 다산(多産)의 상징인데 요즘 세상에 다산한다는 것이 썩 내키지 않기도 하고 쥐가 사람에게는 친숙하기 보다 지저분하고 멀리하고 싶은 동물로 여겨지는 이유도 있을 것입니다.


쥐의 번식력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집에 쥐 한 마리가 발견되면 최소한 열 마리는 있는 거라고 했습니다. 어렸을 때 쥐의 번식력이 엄청나서 어쩌면 지구가 쥐로 뒤덮힐지도 모른다고 무서워하기도 했습니다. 친숙한 동물이 많아지면 반가운 일이지만 쥐처럼 혐오스러운 게 많아진다는 것은 사람에게는 공포 그 자체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엄청난 번식력을 가지고 있는 쥐는 인간에게 엄청난 헌신을 하고 있습니다. 온갖 약물 시험에서 실험실 쥐들이 인간보다 먼저 약물 테스트에 이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한해 실험실에서 쓰이는 쥐가 300만 마리가 넘는다고 합니다. 약물 테스트에 적합한 동물을 선정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겠지만 엄청난 번식력은 아주 중요한 요인일 것입니다.


쥐들의 헌신에 의해 인간은 보다 안전하게 약물을 먹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살신성인(殺身成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보기에 쥐가 더럽고 욕심 많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쥐는 먹을 것을 저장하기도 하고 또 먹을 것 때문에 다른 쥐들과 다투지 않는다고 합니다. 자기 배를 채우고 나서도 다른 쥐의 먹을거리를 빼앗지 않는 것입니다. 자기 배만 채우다 못해 남의 배에 담긴 것까지 자기 것으로 만들려는 탐욕스런 인간에 비하면 백배는 나은 놈입니다.


번식력이 강하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생존율이 작다는 것이기도 하고 또 자기와 비슷한 또 다른 자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입니다. 생물학적으로 임신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사람들이 많아지는 요즘, 자기정체성을 유지하기도 어려운 시절에 쥐처럼 왕성한 번식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복(福) 중에 복(福)일 것입니다. 돼지가 자기 배를 두둑하게 하는 풍요라면 쥐는 또 다른 개체를 늘려가는 풍요일 것입니다. 풍요가 독식되지 않고 여기저기 나누어지는 쥐같은 2008년을 기대해 봅니다.

   

무자년은 화운(火運)이 태과(太過)한 해입니다. 화기(火氣)가 넘쳐 흘러서 기침을 하고 숨이 차며, 눈 코 입 귀로 피가 나거나 대소변으로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하고 몸에 열이 나며 뼈가 아픈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화가 많다 보니 모든 것들이 있어야 할 곳에 있지 못하고 주체할 수 없어 넘쳐 나는 현상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또 촉촉하지 못하고 건조한 상태가 많아 바짝바짝 메마른 몸 증상도 많을 것입니다.


 화기가 넘치는 시절, 그 화(火)를 주체하지 못해 자신을 소진하지 말고 자기 내공을 키워 갑작스런 화(禍)를 피하기 바랍니다. 오래 참고 묵여 놓은 내공이야말로 넓힘과 다산의 정도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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