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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BNK회장 후보군, 전직 관료·금융권OB 대거 탈락한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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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BNK회장 후보군, 전직 관료·금융권OB 대거 탈락한 배경은?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2.12.2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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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지주가 지난 26일 차기 BNK 회장 최종 후보 6명을 발표하면서 거물급 후보로 거론되던 전직 관료와 금융권 올드보이(OB) 출신 인물을 대거 탈락시켜 눈길을 끌고 있다.

BNK는 금융당국의 주문대로 최고경영자 선임 기준을 바꿔 외부 출신 후보를 대거 수용했고 이들 중 일부가 회장 후보 숏리스트에 포함시키면서 내부인사 중심의 폐쇄적 인사관행을 깨뜨렸다.   

이 과정에서 고위 관료 출신에 힘이 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전문성을 중심으로 최종후보가 꾸려졌다는 평가다. 

◆ 내부 2명이지만 사실상 4명... 관치 논란 피하면서 내부 비중 늘려

최대 18명이었던 BNK금융 차기 회장 후보군은 현재 내부인사 2명과 외부인사 4명 등 총 6명으로 압축됐다. 내부인사로는 안감찬 부산은행장과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이다. 두 사람은 현재 BNK금융지주 비상임이사로 재직 중이다. 

외부인사 4명은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 손교덕 전 경남은행장, 김윤모 노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이다. 이 중 빈대인 전 행장과 손교덕 전 행장은 내부 출신이어서 실질적으로 외부인사는 전체 6명 중 2명이다.
 

▲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안감찬 부산은행장,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 손교덕 전 경남은행장,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
▲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안감찬 부산은행장,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 손교덕 전 경남은행장,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

관심을 모았던 전직 관료출신과 금융권 OB 인사들은 모두 배제됐다.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박대동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이정환 전 주택금융공사 사장 등이 외부 추천기관에서 추천됐지만 1차 후보군에는 모두 제외됐다. 

BNK금융은 '최고경영자 후보군을 계열사 CEO로 제한하는 승계 계획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금감원의 지적을 받고 지난 달 회장 후보군에 외부 인사를 추가할 수 있도록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규정을 바꿨다. 

특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21일 "전임 회장이 물러난 이후에도 특정 대학, 고등학교 등의 파벌을 중심으로 내부에서 갈등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내부 출신 인사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관치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외부출신 인사의 약진이 예상됐지만 결과적으로 BNK금융 이사회의 선택은 내부출신 또는 전문가 집단이었다. 금융당국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면서 내부 인사 비중을 늘린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관치금융 논란 때문에 관료가 득세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70대 이상 고령 후보자는 지금의 금융환경과 맞지 않는 인물이라고 임추위에서도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내부 출신이 유리해진 회장 선임 레이스... 지역색 옅은 위성호 변수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탈락하면서 차기 BNK금융 회장 후보로 내부 출신 인사가 더욱 유리해졌다. 

현직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안감찬 부산은행장이 한 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 행장은 부산대 출신으로 그룹 맏형인 부산은행 수장을 맡으면서 지난해부터 그룹 비상임이사로 합류하면서 그룹 이사진으로 활동을 꾸준히 해온 인물이다.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은 현직자가 아니지만 이복현 원장이 언급한 '특정대학, 고등학교 출신 파벌' 논란에 해당되지 않는 인물이라는 점이 부각된다. 

특히 빈 전 행장은 부산은행장 재직 시절 성세환 전 BNK금융 회장(부산은행장 겸직) 구속으로 인해 어수선한 조직을 안정화시키고 실적개선에도 성공하며 은행장을 한 차례 연임하기도 했다. 특히 경성대 출신으로 부산고와 부산상고 출신이 상당수 포진한 BNK금융 내에서도 입지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 부산상고 출신으로 비은행 계열사 CEO로는 이례적으로 지주사 비상임이사를 겸직하는 등 그룹 내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물이다. 
 

▲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왼쪽), 김윤모 노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
▲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왼쪽), 김윤모 노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

한편 금융권에서는 외부 인사인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 등판을 눈여겨보고 있다. 위 전 행장은 현재 차기 회장 후보군 6명 중에서 유일하게 부산·울산·경남 출신이 아니면서 대형 시중은행과 카드사 대표를 역임한 거물급 인사라는 점이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한은행장 시절 신한은행 모바일 뱅킹 '쏠(SOL)'을 선보이고 은행 내 빅데이터 전문가를 영입하면서 현재 신한은행의 디지털 금융 초석을 다진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신한카드 대표 시절 발생한 채용비리 사건에 연루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어 '사법 리스크'는 약점으로 꼽힌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위 전 행장은 디지털 금융을 비롯해 은행장으로서 거둔 성과가 있어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면서 "다만 사법 리스크 부분을 이사회에서 어떻게 판단할 지 미지수"라고 밝혔다. 

외부 출신인 김윤모 노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은 주로 투자금융(IB)분야 경력이 있는 자본시장 전문가로 부산 대동고 출신이라는 점이 부각되고 있지만 다른 후보들에 비해 무게감은 다소 떨어진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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