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반도체 장비 기업 테스(대표 주숭일), 원익IPS(대표 이현덕) 등 소부장 기업들의 지난해 예상 연간 실적은 모두 암울하다.

테스의 지난해 매출은 3400억 원, 영업이익은 501억 원으로 전망됐다. 2021년 대비 각각 9%, 19% 감소한 수치다. 올해 실적 전망도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올해 매출액은 2393억 원으로 전년 대비 29%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영업이익은 238억 원으로 반토막이 예상된다.
반도체 장비 기업 원익IPS도 사정은 마찬가지. 원익IPS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9968억 원, 영업이익은 950억 원으로 2021년 대비 각각 19%, 41% 감소했다고 전망됐다. 올해 예상되는 연간 매출액 역시 1조원 아래에 머물러 있다.
소부장 기업들이 실적 부진을 겪는 원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고객사들의 실적에 잇따라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테스는 지난해 1분기 이들 고객사들의 설비 투자가 본격적으로 확대되면서 570억 원 넘게 수주했다. 원익IPS 역시 2020~2021년 주요 고객사들의 투자 확대로 연간 매출이 1조를 넘겼다.
그러나 주 고객사들이 줄줄이 실적 쇼크를 겪으며 설비 투자를 축소하는 등 몸을 사리자 이들 소부장 기업들도 실적 악화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10일 공개한 잠정 실적을 보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69% 감소한 4조 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사업을 맡는 DS부문의 실적 악화가 주요인으로 꼽혔다. 한국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역시 반도체 사업 부진으로 지난해 1조 3600억 원의 영업 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소부장 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침체한 반도체 시장이 빠르게 개선될 거라 기대하진 않는다”면서 “다만 반도체 수출 기업들이 설비 투자 축소나 인력 감축 등 실적 반등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만큼 소부장 기업들도 연달아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은 있다"고 답했다.
한편 정부는 반도체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을 상향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이달 내 마련해 국회 통과를 추진 중이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8%에서 15%,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세액공제율이 늘어난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내 반도체 기업은 물론 소부장 기업들도 실적 반등을 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