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삼성·신한·KB 등 대형 증권사 대손준비금↓...'PF리스크' 다올·IBK·DB 등 중소형사 60% 이상 늘려
상태바
삼성·신한·KB 등 대형 증권사 대손준비금↓...'PF리스크' 다올·IBK·DB 등 중소형사 60% 이상 늘려
  • 원혜진 기자 hyejinon8@csnews.co.kr
  • 승인 2023.04.18 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증권업계 부동산PF 연체율이 10%를 넘기는 등 부실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 리스크가 큰 중소형사들이 손실에 대비해 쌓아두는 대손준비금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PF 익스포저 부담이 높은 다올투자증권이 지난해 대손준비금을 전년 대비 100% 넘게 늘렸고, IBK투자증권, DB금융투자 등이 60% 이상 증액했다. 반면 비슷한 처지인 BNK투자증권 등은 대손준비금을 오히려 줄여 대비가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충당금은 기업이 보유 자산 중 부실 등의 이유로 회수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액수를 적립하는 것으로 대손충당금이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된다면 대손준비금은 '자본'으로 인정되는 차이가 있다. 기업회계(IFRS)상 대손충당금이 '감독기준 대손충당금'에 미달할 경우 그 차액만큼 별도로 적립하게 한 법정준비금이 대손준비금이다. 
 


18일 금융투자협회 및 각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증권사의 대손준비금은 7658억 원으로 전년 9455억 원 대비 19% 감소했다. 삼성증권(1030억 원), KB증권(1003억 원), 한국투자증권(877억 원), NH투자증권(858억 원), 메리츠증권(772억 원) 등 대손준비금 규모가 큰 대형사들이 전년 대비 액수를 적게 쌓으면서 전체 규모가 감소한 탓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2021년 1072억 원 대비 4% 줄었으나 증권사 가운데 대손준비금 규모가 가장 컸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대손준비금 같은 경우에 대외적인 금융 시장 환경이 불안해진 점에 따른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충분하게 쌓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PF 자산 비중 및 부담 비율이 높아 부실로 이어질 경우 타격이 큰 중소형사들은 대손준비금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올투자증권은 대손준비금을 지난 2021년 35억 원에서 지난해 77억 원으로 120% 늘렸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부동산 PF 자산이 많다 보니, 불안한 시장 환경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 강화 차원에서 대손준비금을 늘렸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는 중소형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익스포저 부담 평균은 19.3% 수준으로 대형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부담(9.3%) 보다 평균이 높다고 지적하면서, 다올투자증권의 부담 비율은 30%를 웃돌아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실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손준비금을 늘려 위험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IBK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도 대손준비금을 전년 대비 60% 이상 늘렸다. IBK투자증권의 지난해 대손준비금 잔액은 106억 원으로 전년 대비 61% 증가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우발부채(채무보증) 잔액이 8757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약 1800억 원 증가했으며,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83.2%로 평균에 근접한 수준이다. 브릿지론 규모는 비교적 크지 않으나, 본PF와 브릿지론의 대부분이 중·후순위로 구성되어 있어 채무보증의 질적인 위험도가 높은 편이라는 평가다. 

DB금융투자는 대손준비금을 52억 원에서 83억 원으로 60% 확대했다. DB금융투자는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자기자본 대비 양적 부담은 적지만, 우발채무 규모가 늘고 있고 이중 PF익스포저가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브릿지론과 변제순위상 중·후순위 비중 위험으로 볼 때 질적 위험이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 받은 바 있다. 

이들 회사의 대손충당금 전입액 역시 대폭 늘었는데 다올투자증권의 경우 2021년 9억 원에서 지난해 59억 원으로, IBK투자증권이 같은 기간 8억 원에서 56억 원으로, DB금융투자도 같은 기간 1억 원에서 52억 원으로 늘어 각각 약 50억 원씩 추가로 쌓았다. 

반면 BNK투자증권의 경우 다올투자증권 등과 같이 부동산 PF 익스포저 부담 비율이 30%를 웃돌고 있으나 대손준비금을 지난 2021년 13억 원에서 지난해 11억 원으로 소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손충당금 적립액 역시 114억 원에서 59억 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였다. 

하이투자증권은 대손준비금 대신 대손충당금을 대폭 늘려 위기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투자증권의 지난해 말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935억 원으로 전년 70억 원 대비 1000% 이상 급증했다. 

한편 예외적으로 부동산PF 리스크가 적은 키움증권도 같은 기간 대손준비금을 269억 원에서 638억 원으로 137%나 늘렸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고객 신용공여 관련, 부동산PF관련 리스크 및 배당계획 등을 반영해 대손준비금을 전기 말 대비 추가 적립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원혜진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