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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넘어 카드·보험사까지 보폭 넓히는 이복현 원장 상생금융 행보에 업계 '선물 보따리'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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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넘어 카드·보험사까지 보폭 넓히는 이복현 원장 상생금융 행보에 업계 '선물 보따리' 고심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3.07.1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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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에 이어 카드·보험업권으로 상생금융 행보를 이어가면서 2금융권 회사들도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1금융권에 비해 생활 밀착형이나 서민금융 상품이 적고 이미 시행 중인 사회공헌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금융당국이 원하는 상생금융의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고심이 크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오는 13일 한화생명 본사를 방문해 한화생명이 선보이는 상생금융안을 듣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상생금융 행사로 이 원장이 보험사를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 2월 말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농협은행을 제외한 국내 대형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을 순차 방문했다. 지난 달 말에는 카드업권 최초로 우리카드도 찾아서 상생금융 독려에 집중하고 있다. 
 

▲ 지난 달 14일에 열렸던 상생·협력 금융신상품 우수사례 시상식. 금감원은 오는 8월까지 2회 우수사례를 접수한 뒤 9월에 시상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 지난 달 14일에 열렸던 상생·협력 금융신상품 우수사례 시상식. 금감원은 오는 8월까지 2회 우수사례를 접수한 뒤 9월에 시상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 상생금융 보따리 내놓아야 하는데...보험·카드는 준비, 증권사는 미정

최대 수 조원에 달하는 상생금융 패키지를 선보인 은행권과 달리 보험·카드·증권사들은 현실적으로 은행 만큼의 다양한 상생금융 보따리를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일반 소비자와 접점이 있는 보험사와 카드사들은 최근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우선 상생금융안의 경우 카드업권에서는 우리카드가 카드사 중 처음으로 2200억 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안을 발표한데 이어 현대카드도 6000억 원 규모로 크게 늘려 제시하는 등 경쟁이 본격화됐다. 

보험업권에서도 오는 13일 한화생명이 처음으로 상생금융안을 제시할 예정으로 이후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릴레이 참여가 예상되고 있다. 

금감원에서 실시하는 상생·협력 금융 신상품 우수사례 공모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상반기에 열렸던 1회 공모에서는 은행과 일부 보험사만 참여하면서 이복현 원장도 금투업권과 카드업권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아쉬움을 나타낸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진행 중인 2회 공모에서는 복수의 보험사와 카드사가 참여 의사를 밝히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보이고 있다. 특히 1회 공모전 시상 이후 참여하지 못한 회사들도 참여 여부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1회 공모 당시 출산지원·난임케어 등을 제공하는 여성 전용보험(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으로 상을 받은 한화손해보험의 경우 상품 출시도 전에 공모전에 참여하는 등 열의를 보이면서 금융당국도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증권사들은 아직까지 뚜렷한 상생금융안이나 상생금융 상품 출시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업 자체가 금융소외계층과의 접점이 크지 않고 취급 상품도 자기투자책임 원칙이 적용되는 투자성 상품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상생금융과의 연결고리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금융지주계열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 지주사나 자회사 자체적으로도 상생금융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이나 오더가 없는 상황"이라며 "금감원 입장에서도 증권사에 상생금융을 요구했다가 수익보전 등의 행위가 자통법(자본시장법)에 반하는 부분이라서 조심스러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달 29일 우리카드 취약계층 후원금 전달식에 참석해 "은행, 보험 뿐만 아니라 카드, 금융투자 등 다른 업권에서도 다양한 상생 금융상품이 개발되길 기대한다"고 언급하며 상품 개발을 독려했다.
▲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달 29일 우리카드 취약계층 후원금 전달식에 참석해 "은행, 보험 뿐만 아니라 카드, 금융투자 등 다른 업권에서도 다양한 상생 금융상품이 개발되길 기대한다"고 언급하며 상품 개발을 독려했다.

금감원은 상생금융의 목적이 취약계층에 한정하기보다는 저출산·다문화 가정 등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들이 전부 상생금융의 범주에 포함되는 만큼 금융회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1회 공모전 수상 업체들이 선보인 상품의 경우 ▲서민금융(국민은행·신한은행) ▲저출산·육아(하나은행·기업은행·한화생명) ▲다문화가정(한화생명) ▲지역사회상생(농협은행) 등 다양한 금융소외계층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들이 등장했다. 

증권업권의 애로 사항에 대해서도 금감원 역시 업권 특성에 따른 어려움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금융상품 판매 이익 중 일부를 환원하는 부분을 비롯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다. 

농협은행 수상 상품인 '고향사랑기부예적금'의 경우 고향사랑기부제 참여자에게 우대금리를 지급하고 판매액의 0.1%를 공익기금으로 적립해 농촌지역 성장기반 마련에 기여하는 구조를 채택했는데 올해 초 출시 이후 누적 판매액이 1조6982억 원에 이르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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