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애틀랜타 에모리대 연구진에 따르면 매독의 유전자 계보를 분석한 결과 남미 지역에 흔한 전염성 피부병인 '요오스'(yaws)를 발생시키는 균이 현재의 매독균과 유전학적으로 가장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계통발생론적 분석을 통해 세계 21개 지역에서 발견되는 서로 다른 26개 매독 변종세균들의 진화 순서를 밝혀내는 작업을 벌였다.
분석 대상이 된 세균에는 매독은 물론 비(非)성병 매독인 베젤(bejel), 요오스 등을 발생시키는 세균들도 포함돼 있었으며 최근 남미 가이아나 오지에서 발견된 요오스 변종 2종류도 들어 있었다.
분석 결과는 요오스가 매우 오래된 질병인데 반해 성병 매독은 상당히 최근에 출현했다는 것.
에모리대의 진화생물학자 크리스틴 하퍼는 이러한 결과를 1495년 유럽을 강타한 매독이 신대륙에서 귀환한 콜럼버스에서 유래했다는 '콜럼비안 이론'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보고 있다.
하퍼는 "우리가 발견한 것은 매독균이나 그 원종이 인류역사에서 최근에 신세계에서 구세계로 전파됐다는 것"이며 "우리의 유전 자료와 1495년 나폴리의 매독 유행을 연관지어 보면 이는 콜럼버스가 매독을 유럽에 전파했다는 가설을 강하게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하퍼는 열대 질병인 요오스가 콜럼버스에 의해 유럽으로 옮겨진 뒤 더 서늘한 기후에서 살아남기 위해 성병성 매독으로 빠르게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표적 성병 중 하나인 매독은 트레포네마 팔리덤(Treponema pallidum)이란 병원체에 의해 발병하며 초기에는 가벼운 염증이나 발진 등이 나타나지만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중추신경계에 손상을 입히거나 심지어는 사망에 이르게 하는 질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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