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대출규모 비슷한데 신한은행 '금리인하요구' 건수가 농협은행 8.6배인 까닭은?
상태바
대출규모 비슷한데 신한은행 '금리인하요구' 건수가 농협은행 8.6배인 까닭은?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3.09.07 07: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한은행(행장 정상혁)의 올 상반기 금리인하요구권 신청건수가 11만6000여 건으로 6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과 원화대출 규모가 비슷한 NH농협은행(행장 이석용)이 1만3000여 건에 그친 것에 비하면 8배가 훌쩍 넘는 규모다.

금리인하요구권은 소비자가 소득이나 재산증가, 신용도 상승 등을 이유로 은행에 대출금리를 낮춰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는데 정책금융 상품을 다수 취급하는 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행장 김성태)이 상대적으로 신청건이 적고, 수용률은 높은 편이다. 

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6대 시중은행의 올해 상반기 금리인하요구권 신청건수는 38만8338 건으로 지난해 하반기 40만4542 건에 비해  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의 신청건은 11만6325건으로 전분기 대비 약 2만여 건 감소했지만 다른 은행보다는 압도적으로 많았다.

우리은행(행장 조병규)이 9만6789건으로 뒤를 이었고 하나은행(행장 이승열)이 6만6516건, KB국민은행(행장 이재근)이 6만4716건을 기록했다.

기업은행은 3만429건에 그쳤고 농협은행은 1만3563건으로 6대 은행 중에서 가장 적었다. 

각 은행의 대출 건수는 공개되지 않지만, 원화대출금 규모가 비슷한 데 비하면 유독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의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이 많다. 6대 시중은행의 전체 원화대출금 가운데 신한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16.6%이고, 농협은행은 16%, 기업은행은 16.3%로 대출 규모는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에 비해 전체 금리인하요구권 신청건수 가운데 신한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우리은행의 비중은 24.9%에 달해 농협은행의 3.5%, 기업은행의 7.8%를 크게 웃돈다.

6대 은행 중 금리인하요구가 가장 많았던 신한은행과 가장 적은 농협은행의 격차는 약 8.6배에 달했다. 시중은행으로 범위를 좁혀도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간 격차도 약 1.8배로 작지 않았다. 

신청건이 가장 많은 신한은행은 시중은행 중에서 가장 먼저 금리인하요구권 비대면 신청이 가능하도록 모바일뱅킹 쏠(SOL)에 신청 프로세스를 일찌감치 구축하는 등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 중에서 가장 먼저 개인고객과 개인 사업자 고객에 대해 비대면으로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면서 "스크래핑 방식으로 자료를 가져와 빠르면 신청 당일, 늦어도 다음날에는 결과가 고객에게 통보되도록 빠른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청건이 가장 많은 신한은행은 이자감면액도 가장 많았다. 올해 상반기 신한은행의 이자감면액은 60억7800만 원으로 우리은행(37억3300만 원), 하나은행(34억9200만 원) 등 경쟁은행 대비 2배 가까이 더 많았다. 전체 은행 중에서는 기업은행이 약 533억 원으로 가장 많았는데 대출규모가 큰 기업대출 신청건이 절반 이상이라는 점이 감안된 결과였다. 

6대 은행 중에 신청건이 가장 적은 농협은행은 금리가 낮은 정책성 상품을 취급하고 있고 평균 금리도 시중은행 대비 낮아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금리인하요구권 심사를 정성적으로 평가하면서 가장 높은 수용률을 기록하는 등 차별화된 모습이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농협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올해 상반기 기준 타행 대비 2~4배 더 높은 68.8%에 달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농업정책자금을 비롯해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상품들을 취급하는 특성도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면서 "신청시 비대면으로 평가하는 타행과 달리 영업점에서 정성평가를 실시한다는 점에서 수용률은 그만큼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이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KB국민은행이었다. 올해 상반기 KB국민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은 6만4716건으로 작년 하반기 대비 약 2.4배 더 늘었는데 금리인하요구권 접근성 강화와 더불어 신용등급 1등급 차주에 대해서도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을 허용하면서 전체 신청건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100% 비대면 업무로 진행되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시중은행보다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올해 상반기 카카오뱅크(대표 윤호영)는 50만876건으로 가장 많았고 케이뱅크(행장 서호성)가 18만4268건, 토스뱅크(대표 홍민택)도 135707건에 달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