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대학병원 바이러스 연구팀은 최근 한 스위스 은행의 의뢰를 받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시중에 유통되는 지폐에서 얼마 동안 생존할 수 있는지를 조사할 끝에 그 같은 사실을 밝혀 냈다고 일간지 르 마탱이 16일 전했다.
이브 토마 스위스 국립인플루엔자센터 원장이 이끈 제네바 대학병원 연구팀은 이번 조사를 통해 지폐를 통해 인플루엔자가 전염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현재 스위스에서는 하루에 2천만장에서 1억장에 이르는 지폐들이 유통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그 위험성이 커서 취급하기 힘든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인 H5N1을 제외한 다양한 바이러스들을 대상으로 실험실에서 온도와 습도, 집중도 등에 변화을 주면서 지폐에서 얼마 동안 살아남는지를 실험했다.
올 겨울 스위스에서 유행한 것들과 유사한 '인플루엔자 A'(H1N1)와 '인플루엔자 B' 바이러스 샘플은 지폐 위에 주입시킨 지 몇 시간 만에 죽었고, 다른 '인플루엔자 A'(H3N2) 바이러스는 약 24시간 동안 살아 남았다는 것이다.
더욱이 바이러스의 집중도를 높인 결과 어떤 바이러스들은 2∼3일간 생존했으며, 이들 바이러스가 사람의 점액이 묻은 '더러운 지폐'와 결합될 경우 심지어 17일간을 생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토마 원장은 "이처럼 예상치 못했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들의 안정성은 전염병 대책을 마련하는데 있어서 이런 종류의 비(肥) 생물학적인 문제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하고, 지폐를 통한 인플루엔자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손을 씻거나 가능하면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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