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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파스 창업자 SK컴즈서 새로운 시도,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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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파스 창업자 SK컴즈서 새로운 시도, 과연?
  • 헤럴드경제신문 제공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01.1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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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에서 새 시험대에 오른 엠파스 창업자, 글쎄?’

1세대 검색개발자, 박석봉(44) 전 엠파스 사장이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박 전 사장은 지난 96년 엠파스를 창업, 인터넷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국내 최초로 ‘자연어 검색’을 출시했으나 네이버에 밀려 중위권 포털 신세를 면치 못했다. 고전만 하던 엠파스는 결국 지난 2006년 SK컴즈에 인수됐다.

통합법인 출범 후 최근 박 전 사장이 맡은 직책은 최고서비스책임자(CSO). 싸이월드, 엠파스, 네이트온 등 보유 서비스 전략을 총괄한다. 현재 SK컴즈는 한때 붐이었던 싸이월드의 퇴조로 차세대 서비스가 절박한 상황. 당초 합병 목적대로 시너지를 내는 서비스를 찾아내는 것도 시급하다. 이런 그에게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그가 가장 중점을 두는 점은 엠파스와 네이트 두 포털을 네이버에 버금가는 검색포털로 만드는 것. 서울대 공대 동문인 이해진 의장이 이끄는 네이버의 그늘에 가려 쓴맛만 봤던 그의 숙원이기도 하다. 싸이월드와 네이트온에 엠파스 검색을 결합, 경쟁력있는 서비스로 만들어내는 것도 과제다.

문제는 현 시장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판도가 굳어진 검색시장에서 폐쇄적이고 신변잡기적인 싸이월드의 DB로는 차별화에 한계가 많다”고 말했다. 또 “싸이월드와 네이트온을 검색서비스와 합치는 것은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현실적이지는 않다”며 “메신저의 경우 검색과 연결해도 이용자들의 기존 사용패턴을 모두 바꿔야 해 기능적인 구현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즉 양사가 가진 플랫폼은 다양하지만 이용자가 쓰기 편하도록 물리적ㆍ유기적 화합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불투명한 서비스 방향과 구조조정으로 양사 합병은 결국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졸작’이란 지적도 시장에 공공연히 흘러나오는 상황. 만약 여기서 실패할 경우 인수한 SK컴즈나 인수당한 엠파스가 윈-윈 효과를 누리기는커녕 ‘동반 침몰’로 갈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변환경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빠른 대응능력이 요구되는 검색시장에서 그에게 얼마나 많은 사업 결정권이 주어질 지도 의문이다. 이제 그는 독립포털의 창업자나 사장이 아닌 막강한 이동통신회사를 모회사로 둔 회사의 임원. 모회사의 ‘눈치’를 살펴야하는 만큼 운신의 폭은 좁을 수 밖에 없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합병 이후 엠파스는 자본력을 얻은 대신 사업결정권은 상당 부문 잃은 셈”이라며 “SK컴즈는 그룹사 미디어 사업자들에 콘텐츠를 조달하는 CP역할을 하게 되면서 독립포털로서 의미는 퇴색해, 포털로서 의미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박CSO는 전형적인 검색개발자로 정평이 난 인물인데 복잡한 사업구조에서 경영진으로서 그가 얼마나 역량을 낼 수 있을 지도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엠파스와 만난 싸이월드가 ‘제2의 아이러브스쿨’로 전락할 지 새로운 비즈모델로 거듭날 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권선영 기자(ko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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